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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기자

등록 : 2017.09.14 11:32
수정 : 2017.09.14 15:29

정부, 대북 제재 국면 속 800만달러 인도적 지원

등록 : 2017.09.14 11:32
수정 : 2017.09.14 15:29

‘정치 무관’ 문재인 정부 원칙 따른 조치

‘대화 신호 보내 국면 전환’ 의도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모자보건(母子保健) 사업에 8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원칙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오히려 더 강한 대화 요구 신호를 보내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8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21일 예정된 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는 남북 교류협력 정책 수립과 교류협력 승인ㆍ취소 등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총괄ㆍ조정하는 차관급 범정부 협의체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WFP의 아동ㆍ임산부 대상 영양 강화 사업에 450만달러, 유니세프의 아동ㆍ임산부 대상 백신 및 필수 의약품, 영양실조 치료제 사업에 350만달러를 각각 공여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지원 내역 및 추진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다만 그는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보통은 원안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수정되는 경우도 있어 예단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원 규모 등 구체적 사항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번 지원이 결정될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대북 지원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은 2015년 12월 유엔인구기금(UNFPA)의 ‘사회경제인구 및 건강조사 사업’에 80만달러를 지원한 이후 21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은 보수 정부 때도 이어져 오다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단됐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은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도 이런 원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지원 규모와 시기 등은 정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간다’는 단서를 달아 지원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적 대북 지원 카드를 통해 대화 의지를 보다 명확하게 북한에 전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연이은 대형 도발 이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물적 지원이기 때문이다. 특히 발표 시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2375호를 채택한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보수 진영의 반발도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도 (오늘 정부의 발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번 일로 국제사회의 압박 기조가 흐트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통일부 관계자는 14일 유엔 산하 국제기구 요청에 따라 북한에 8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3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통일협회 출범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통일부가 북한 핵실험에 따른 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800만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012년 9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대북 수해지원 밀가루 500톤을 실은 트럭들이 경기 파주시 임진강 통일대교를 건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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