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엔저 한파…기업 4분기 실적 동파 경보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엔저 한파…기업 4분기 실적 동파 경보음

입력
2014.11.03 19:00
0 0

日 추가 양적완화 여파에 어제 원·엔 환율 5.9원↓

日 자동차업체는 美서 질주, 한국 시장 공략까지 본격화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로 엔저 기조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이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과 수출 경쟁을 하는 업종은 엔저를 앞세운 일본업체의 공세가 갈수록 높아지자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으며, 다른 업종들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율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종합경기 전망치가 10월 100.7에서 11월 93.6으로 급락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BSI는 기준점인 100이상이면 경기전망을 밝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엔화의 가파른 약세로 원ㆍ엔 환율이 직전 거래일보다 5.93원 내린 951.73원에 마감했다. 증시도 엔저 여파로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11.46포인트 하락한 1,952.97에 마감했다. 특히 엔저로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켜진 현대차(-5.88%)와 기아차(-5.57%), 현대모비스(-4.00%) 등 현대차 3인방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대형 수출주의 추락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일본 자동차업체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9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5% 증가한 10만2,955대를 팔아 치우는 등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최대업체인 토요타도 차량판매가 증가(1.7%)했으며 미쓰비시(38.9%)와 스바루(30.7%), 혼다(12%), 마쯔다(6.7%) 등 다른 업체들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현대ㆍ기아차의 9월 미국 시장점유율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줄어든 7.8%에 그쳤다.

일본업체들은 최근 신차 출시와 함께 앞다퉈 시승회를 여는 등 한국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일본업체가 국내에서 독일 자동차회사와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어 국내업체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업체가 국내외에서 차량가격을 인하하고 마케팅비용을 늘리는 공세적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4분기에도 국내업계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수출비중은 높지만 업황 부진으로 고전 중인 조선업체도 환율변화로 설상가상의 신세다. 일본은 저가수주를 내세워 올해 들어 벌써 월별 수주량 기준으로 세 차례나 우리나라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당장 수출전선에 이상이 없는 업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기존 거래선을 바꾸고 선제적으로 일본업체와 거래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저 충격 이외에도 우리나라 수출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올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원고로 인한 가격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전년동기 대비 9.3%포인트 낮아진 24.7%에 그쳤으며 중국 샤오미는 사상 처음으로 3위까지 올라섰다. 4분기에도 애플 ‘아이폰6’ 및 ‘아이폰6 플러스’의 판매량이 역대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최다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를 보이면서 국내업체의 선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일본 엔화 약세로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2.6원으로 4.1원 올랐다. 서울 명동 외화 환전소의 간판.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일본 엔화 약세로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2.6원으로 4.1원 올랐다. 서울 명동 외화 환전소의 간판.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