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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라디오 진행자 일방 퇴출" 항의… MBC 앞에서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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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국, "라디오 진행자 일방 퇴출" 항의… MBC 앞에서 '1인 시위'

입력
2011.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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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흥국이 13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2시 만세' 하차에 항의해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1인 시위에 벌였다. 김흥국은 "일방적인 연예인 진행자 퇴출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16일까지 1인 시위를 하고, 17일에는 삭발식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흥국은 지난 4ㆍ27 재보궐 선거 당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경기 분당을 선거구를 찾아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만난 게 문제가 돼 전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선거운동이 알려지고도 MBC 측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었으나, MBC 노조가 김미화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 퇴출에 항의하며 김흥국의 사례를 문자삼자 뒤늦게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앞서 MBC는 지난 3일 "김흥국의 개인 사정으로 1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진행을 끝낸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상황을 수습했다. 그러나 김흥국은 "방송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이용한 적이 없는데 MBC가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면서 "일방적 퇴출 통보 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예능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인 내가 어떤 사유로 경고 등 사전 주의조치도 없이 퇴출됐는지 밝혀달라"며 반박했다. 그는 또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이 '김미화 퇴출'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살생부를 쥐고 있어 선후배 DJ들이 떨고 있다"고도 했다.

MBC 노조도 이날 "이 본부장이 물타기 식으로 김흥국을 퇴출시킨 것"이라며 "연예인 진행자들에게도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훑어내는 건 '오버액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MBC 측은 이날도 "본인이 하차 의사를 밝혀 받아들였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본인은 퇴출 통보를 받았다는데 자른 쪽에서는 '자진 하차'라고 우기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MBC 방송강령'에는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선거일 90일 전부터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반 프로그램에도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자, 선거운동원 등을 출연시켜 후보자의 이미지를 조작하는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김흥국 사례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규정 자체가 다소 모호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데다, 그동안 이를 엄격히 적용하지도 않아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결국 MBC는 본인에게는 선거운동을 문제 삼아 퇴출을 통보하고도 대외적으로는 '자진 사퇴'라고 거짓 해명하는 꼼수를 택했다. 김흥국 퇴출이 '김미화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희생양 삼기라는 비판이 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잇따른 라디오 진행자 퇴출이 이우용 본부장의 호불호에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복수의 MBC 관계자들은 "이 본부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몇몇 진행자를 내보내겠다고 직접 말하는 등 불안에 떨게 했다"고 비판했다. 대한가수노동조합(위원장 박일준)도 "MBC가 대중 예술인을 자신들 입맛에 따라 언제든 갈아 치울 수 있는 소모품으로 여기고 있다"며 김흥국의 복귀를 촉구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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