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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18일 만에… 정부, 병원 명단 '뒷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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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18일 만에… 정부, 병원 명단 '뒷북 공개'

입력
2015.06.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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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ㆍ학교 등 참여 총력대응"

삼성서울병원서 환자 17명 발생

2차 대유행 조짐에 4차 감염 우려

정부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환자가 발생한 병원 6곳과 경유한 병원 18곳을 공개했다.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자가 속출,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임에 따라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것이다. 메르스 사태 18일만에 공개된 24개 의료기관은 서울 경기 충남 대전 전북 등 5개 지역에 걸쳐 있다. *관련기사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7일 논란이 된 병원공개에 대해 “공개로 인한 손실에 비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민 불안 해소, 질병퇴치 등의 이익이 커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지명 오류 등으로 이날 오전 24곳의 명단을 공개했다가 수정본을 배포하는 등 혼란을 빚어 여태껏 제대로 된 병원명단도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최 총리는 “앞으로 메르스 관련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이달 중순까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군, 학교가 참여하는 총력 대응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모든 메르스 의심자에 대해 스마트폰 위치추적을 포함해 일대일로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등 4개 지자체도 보건복지부와 메르스 차단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복지부가 국립보건연구원이 가지고 있던 확진 검사를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할 수 있도록 해, 메르스 감염여부는 이전보다 신속하게 파악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64명, 자택ㆍ시설격리자는 2,361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추가 감염자 14명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만 무더기로 10명이 나와 2차 대유행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모두 17명이며, 이는 37명이 확진 돼 1차 대유행의 진원지가 된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1번 환자에서 감염된 14번 환자가 지난달 27~29일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메르스 의심여부는 29일 밤 환자로부터 신고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이 평택성모병원 입원기록이 있는 14번 환자의 격리를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환자에게 통보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첫 환자 확인 이후 역학추적 결과를 정보를 독점한 채 대형병원들과도 공유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삼성서울병원 발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고 있어서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9일 환자 신고 이후 응급실을 폐쇄하고 노출된 환자와 직원 893명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7명이 감염됐으며 다시 이들에게 노출된 환자는 715명으로 파악됐다.

보건 당국은 “14번 환자가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게 27~29일이고, 노출자 증상은 그 뒤 5~7일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주 초가 환자 발생 정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의 격리대상이 900명에 육박하는데다, 당국이 초기 방역에 실패하면서 4차 감염이나 지역사회 확산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병원 노출자인 양성 환자 A(75ㆍ여)씨가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받아 이날 서울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2곳 응급실이 일시 폐쇄됐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진정 국면 여부는 이주 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하게 예상하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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