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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도 탄핵·하야 부담… 2선 후퇴→ 조기 대선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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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도 탄핵·하야 부담… 2선 후퇴→ 조기 대선론 솔솔

입력
2016.1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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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절차 복잡하고 역풍 우려도

하야는 ‘60일 내 졸속 대선’ 부담

강경론은 압박용 카드 성격 짙어

“선거 4월 12일로 3단계 로드맵”

심상정 등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모 동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닦고 있다. 고영권기자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영결식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모 동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닦고 있다. 고영권기자

야권에서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국 수습 방안으로 대통령 탄핵부터 하야 등의 대안이 중구난방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탄핵과 하야의 경우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렵고, 도리어 야권에 정치적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압박용 카드의 성격이 짙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과도 내각 구성, 조기 대선을 골자로 한 ‘질서 있는 권력 이양’ 로드맵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야 협의 없는 불통 개각 등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버티기’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선 탄핵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흘러 나오고 있지만, 야3당 지도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일단 탄핵 요건부터 갖추는 게 산 넘어 산이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명백한 위법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검찰이 공소장에 대통령의 책임 여부를 명확히 적시해 탄핵 명분을 제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 필요)되려면, 현재 야권 총 의석수(171명)에 더해 새누리당 의원 29명의 이탈 표를 확보해야 한다. 설사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을 넘어서야 하는데, 보수 성향의 재판관들이 포진해 있어 장담할 수 없고, 최장 6개월 간 탄핵 정국에 발이 묶이는 것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야권이 탄핵을 쉽사리 입에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불었던 여론의 역풍 트라우마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온데간데 없이 탄핵 블랙홀에 빠져, 탄핵 찬반으로 여론이 갈리고 보수층 결집만 도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탄핵 카드를 두고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야권에선 “청와대가 야당의 요구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일부러 탄핵으로 유도하려는 시나리오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도 “탄핵의 정치적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야당은 절대 탄핵 카드를 쓰지 않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여권은 ‘해 볼테면 해보라’는 분위기인 것이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실제 속내는 복잡하다. 대통령의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덜컥 물러나면 ‘준비되지 않은 졸속 대선’이 불가피하다. 대선 후보 검증이나 정책 경쟁 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당내 경선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판이다. 더욱이 차기 권력이 대통령직 인수위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5년 임기에 돌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명시적으로 ‘하야’란 단어를 꺼내지 않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야권에서 제3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은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과도 내각 구성을 거친 ‘조기대선론’이다. 사실상 유고 상태인 대통령이 2선으로 일단 물러나되, 즉각적인 하야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인 과도 중립 내각을 구성하고 조기대선 준비에 돌입하자는 일종의 절충안이다.

이 같은 3단계 로드맵을 제시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의 실제 사임은 과도 내각이 확정한 권력 이양 일정에 따라 60일 이전에 이뤄지면 된다”며 내년 4월 12일 재보궐 선거일에 맞춰 대선을 치르자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6개월 과도내각 이후 조기대선을 실시하면 안정된 권력 이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안도 대통령이 권한을 넘기지 않고 버틸 경우 시작도 못하고 공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게 한계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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