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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시국 문제 소설로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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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시국 문제 소설로 풀었습니다”

입력
2017.04.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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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5일 열린 소설 '강화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5일 열린 소설 '강화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 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송호근(61)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소설가로 변신했다. 조선 후기 무신 신헌(1810∼1884)이 1876년 강화도 조약의 협상을 진행하며 지은 ‘심행일기’를 바탕으로 쓴 역사소설 ‘강화도’(나남)다.

5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송 교수는 “대학시절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께서 ‘자네 문학을 하겠는가?’라고 물으셨다. 이 소설은 그 물음에 대한 화답”이라고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서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시인)이성복, 황지우 같은 동문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죠. 사회비평으로 돌아서서 대학문학상에 투고한 게 ‘문학적 상상력과 사회학적 구조’(1978)였습니다.”

성공한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했지만, 6년 전 한 일간지 칼럼에 “위대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혼망한 삶의 갈피를 잡아주는 작가들, 사회적 풍화작용에 닳는 실존의 허망한 소멸과 싸우는 괜찮은 작가들과 이 시대를 동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썼을 만큼 문학에 미련이 남아있었다. 가수 조용필 19집에 실린 ‘어느 날 귀로에서’ 가사를 짓기도 했다.

마음에 품었던 꿈을 풀어낸 계기는 최근 우리 현실이 구한말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자각에서다. 송 교수는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겪은 일을 논문으로 써서 사람들 가슴에 파고 들기는 힘들다”며 “(소설은)타인의 가슴에 파고들기에 좋은 창구”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소설 집필을 시작, 하루에 10시간 이상 써서 2월 20일쯤 탈고했다.

소설 속 신헌은 봉건과 근대 사이에 선 경계인으로 그려진다. 유학을 배우며 자랐지만 개화파와도 폭넓게 교류했고 조선에서 고난을 겪는 서양인 신부들을 보면서 유교적 가치관에 혼란을 느낀다. 송 교수는 신헌을 “날아오는 창을 붙잡고서 자신이 쓰러지며 창이 조선의 깊은 심장에 박히지 않도록 만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고뇌를 “오늘날 한국이 처한 국제적 현실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한 송 교수는 “(열강에 둘러싸인 지형은) 지금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갈등을 예로 들며 “중국과의 역사동맹, 미국과의 군사 동맹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후보 중 사드에 애매모호한 입장을 가진 이는 지도자로서 결격사유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고 일어날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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