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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경환 사퇴는 당연… 조국도 책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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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경환 사퇴는 당연… 조국도 책임 면하기 어렵다

입력
2017.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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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혼인신고'와 '왜곡된 여성관' 등 각종 추문과 의혹에 휩싸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밤 결국 후보직을 사퇴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기자회견을 자청, 사죄와 해명을 하면서도 법무장관직 수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던 그가 돌연 사퇴한 것은 관련 의혹이 법무장관 직무와 배치된다는 비판여론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안 후보자 아들의 서울대 수시입학 논란 등 갈수록 커지는 의혹에 청와대와 여당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변한 것도 사퇴 결심을 앞당기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원로 법학자로 명성을 쌓아온 그로선 참담하고 불명예스럽겠으나 여기서 멈춘 것은 그나마 남은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안 후보자는 사퇴의 변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나를 밟고 개혁을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혁의 주체를 자임한 안 후보자는 물론,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검증 채널의 책임과 인사시스템의 허점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안 후보자는 27세 때인 1975년 사귀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 무효판결이 났던 사실을 공개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젊은 시절의 잘못'에 사죄했다. 아울러 자신의 이기적 모습을 평생 후회하고 반성하며 참된 존중과 사랑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그의 고해성사와 속죄가 진실이라면, 종교법적으로는 충분히 용서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법의 지배와 정의 구현'의 표상이어야 할 법무장관 후보자의 이런 허물은 실정법이나 국민정서에 비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성비하 논란을 낳은 그의 책 곳곳에서 발견되는 저속한 표현과 마초적 인식은 “남성의 본성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려는 취지”라는 해명을 무색하게 하고 고교 퇴학 위기 아들 구제 영향력 행사설, 허위 학력기재 논란 등도 석연치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안 후보자에 더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논문표절 음주운전 등 '참사'에 가까운 부적격 사유가 쏟아지는 데도, 청와대 인선라인의 설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다는 점이다. 특히 조 수석은 서울대 법대와 인권위에서 안 후보자와 한솥밥을 먹은 인연 때문인지, 끼리끼리 봐주고 이해하는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을 더는 피해 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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