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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등록 : 2017.03.09 22:24

중국산 불량 고추 302톤, 국산 둔갑

등록 : 2017.03.09 22:24

중국산 마른 고추 밀수 개요도. 부산지검 제공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마른고추 302톤을 밀수해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검찰에 검거됐다.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총책과 자금책, 비밀창고 관리자, 보세운송기사, 매입ㆍ유통책 등으로 구성된 밀수조직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총책 최모(52)씨와 자금책인 폭력조직 범서방파 간부 정모(51)씨, 보세운송기사 등 7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밀수입된 고추 운송과 판매에 관여한 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12월 18차례에 걸쳐 중국산 마른 고추 302톤(시가 30억원 어치)을 인천항을 거쳐 몰래 들여와 267톤을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산 불량 고추는 고춧가루로 가공한 뒤 국산과 섞여 국산 고춧가루로 둔갑, 매입 알선책과 매입업체 및 도ㆍ소매상을 거쳐 팔려나갔다.

검찰이 밀수입된 중국산 고추 35톤을 압수해 일부를 식약처에 검역을 의뢰한 결과 “식품원료로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하면 안 된다”라는 답을 얻었다.

특히 이들은 단무지를 수입하는 것처럼 세관에 신고한 뒤 마른 고추를 실은 컨테이너가 인천항에 들어오면 인근 보세창고로 운송, 중간에 비밀창고에 들러 고추를 내리고 단무지를 싣는 ‘바꿔치기’ 수법을 썼다.

구속기소 된 보세운송 기사는 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세관 검사대상으로 지정되자 검사 이전에 컨테이너를 비밀창고로 옮겨 단무지로 바꾼 다음 검사를 받아 세관 검사를 무력화했다. 보세운송은 수입 화물을 항만에서 통관하지 않고 세관장 승인을 받고 물품 그대로 다른 보세구역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검찰은 이들이 관세율 270%인 마른 고추 302톤을 밀수입해 30억원 이상의 관세를 포탈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추 밀수로 9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는데, 자금줄 역할을 한 범서방파 간부 정씨는 3억원에 가까운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통관 편의를 위해 마련된 보세운송 제도를 악용, 국민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저해한 사건”이라며 “처음 하역한 물품과 통관하려고 도착지 보세창고에 반입된 물품의 동일성을 담보하고 보세운송 차량의 경로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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