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 차례로 예상된 미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전망이 두 차례로 줄었다. 글로벌 경제를 짓누른 미국 금리인상 악재가 그만큼 덜어진 셈이다. Fed는 16일(현지시간) 올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도 현재 수준인 연 0.25~0.5%로 유지키로 했다. Fed의 입장은 금리인상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직전 회의 때까지의 분위기에서 적잖이 후퇴했다. Fed는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사실 7년 간의 제로(0)금리 시대를 끝낸 지난해 12월의 미국 금리인상은 글로벌 경제불안을 증폭시켰다. 특히 미국과 반대로 유럽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주요국 간 ‘통화정책 대분열(그레이트 다이버전스)’에 따른 통화 불안이 두드러졌다. 달러 강세의 급가속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의 미국 역류에 따른 중국 등 신흥 증시 불안, 유가 하락세 심화, 에너지 수출국 위기 고조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그리고 이런 부작용은 다시 미국 경제로 환류, Fed의 뜻과는 달리 외자 유입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경기(수출) 둔화 압력, 기업 부채 위험 증폭 등의 현상을 낳으며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지경에 이르렀다.
Fed의 기준금리 유지는 중국 경기 둔화, 유가 하락,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3대 악재에 시달려온 우리 경제에도 호재일 수 있다. 우선 한국은행으로서는 환율이든 경기 대응 차원이든, 통화정책에서 한 숨 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 감속이 글로벌 경기를 자극할 수 있다면 수출 등 우리 실물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벌 통화 불안의 진정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안정도 기대된다. 17일 증시 상승과 원화 환율 하락은 시장의 안도감을 반영하는 부표다.
하지만 섣부른 안심이나 기대는 금물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성명 부연설명에서 자국 사정에 따라 언제라도 금리인상이 다시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상반기에 늦춰진 금리인상이 하반기에 급가속하면, 충격파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 감속은 그만큼 세계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증거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이 기대만큼 금리인상을 늦추는 것도 문제다. 달러 약세가 용인되면서 자칫 미ㆍ중ㆍ일ㆍ유럽 등 주요국 간 통화전쟁이 가열되고 우리의 입장이 실물과 금융 양면에서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금리 감속이 곧바로 글로벌 경기 회복을 기약하지 못하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고 대외 경제여건을 주시하면서 수출과 내수 양면의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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