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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연음법칙과 받침의 발음

입력
2016.08.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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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밥을’은 각각 [바미] [바블]로 발음된다. ‘연음법칙’ 때문이다. 연음법칙이란 앞 음절의 받침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가 연결될 때는 연음법칙이 적용된다.

‘무릎이 아프다’ ‘부엌에서 설거지하다’ ‘꽃이 예쁘다’ ‘팥으로 죽을 쑤다’. 이 문장들을 소리 내어 읽어 보자. 첫 어절들을 [무르비] [부어게서] [꼬시] [파스로]로 읽었다면 모두 틀리게 읽은 것이다. 앞 음절의 받침이 나타내는 소리를 살려서 [무르피] [부어케서] [꼬치] [파트로]로 읽어야 한다. ‘무릅, 부억, 꼿, 팟’으로 적지 않고 ‘무릎, 부엌, 꽃, 팥’으로 적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값이 매우 싸다’ ‘여덟에 둘을 더하면 열이 된다’ ‘닭이 모이를 쪼고 있다’ ‘품삯이 너무 적다’. 이들도 소리 내어 읽어 보자. 이번에도 첫 어절들을 [가비] [여더레] [다기] [품싸기]로 읽었다면 잘못 읽은 것이다. [갑씨(←갑시)] [여덜베] [달기] [품싹씨(←품삭시)]와 같이 겹받침 중에서 뒤에 나오는 받침을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해야 한다.

‘디귿, 지읒, 치읓, 키읔, 피읖, 티읕, 히흫’ 등 일부 자음 글자의 이름에서는 예외적으로 연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읒이’는 연음법칙에 따라 [지으지]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표준 발음은 [지으시]이다. ‘키으키’도 [키으키]가 아닌 [키으기]가 표준 발음이다. ‘디귿을’은 [디그슬], ‘치읓에’는 [치으세], ‘티읕이’는 [티으시], ‘피읖에’는 [피으베], ‘히읗이’는 [히으시]로 발음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발음을 관용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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