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1월 4일
미국 제36대 대통령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이 1965년 1월 4일 의회 연단에서 ‘위대한 사회(The Great Society)’건설을 주창했다. 그날의 연설은 제퍼슨과 루스벨트, 케네디 등의 것에 밀려 덜 알려졌지만, 힘과 기품의 명연설로 기억될 만하다.
당면의 국제 현안과 미국의 역할을 언급한 뒤 그는 국내 문제도 관심을 기울이자며 “우리는 시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국가를 건설했고, 시민의 주인이 아닌 봉사자가 되기 위해 (지난 2세기 동안의) 번영을 추구해왔다”고 운을 뗐다.
“위대한 사회는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누리느냐를 묻는 사회입니다. 그 사회는 부의 축적뿐 아니라 어떻게 부를 쓸 것인지를, 얼마나 빨리 나아가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향해 갈 것인지를 먼저 묻는 사회입니다. 지금 이 나라는 그 첫 심판대에 섰습니다.”
그는 위대한 사회가 부와 힘의 축적으로 저절로 개화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 사회는 국가의 선물도, 대통령 개인의 창조물도 아닙니다. 모든 시민, 모든 세대가 목표를 공유하고 용기를 갖고 나설 때 비로소 열립니다. 자유가 그러하듯, 그것은 미완의 끝없는 도전을 요구합니다. 오늘 우리는 그 도전을 받아들입니다.”
그가 제안한 위대한 사회의 도전들은, 20,21세기 미국의 비전이 됐다.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없는 사회, 가난 때문에 의료 혜택을 못 받는 이가 없는 사회, 시민이 마시는 공기와 물에 독을 섞지 않음으로써 아름다움을 증진해가는 사회, 낙후한 지역을 개발하고 절망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는 사회….
그의 정책은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과 해리 S. 트루먼의 ‘페어 딜’을 심화한 거대한 사회복지 혁신 플랜이었다. 그는 64년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다 득표율인 61%로 당선됐다. 연방 하원(295대 140)도 상원(68대32)도 민주당이 압도했다. ‘위대한 사회’를 향한 시동의 자신감도 물론 거기서 비롯됐을 것이다.
‘위대한 사회’는 그의 선거운동 키워드이기도 했다. 64년 5월 7일 오하이오주립대 연설에서 그는 “여러분의 용기와 공감 그리고 갈망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사회를 건설할 것”이라고 처음 언급했고, 5월 22일 미시간대 연설에서 그 내용을 구체화했다. 미시간대 연설 직후 그는 14개 테스크포스 팀을 꾸려 분야별 청사진을 만들게 했고, 취임 후 그 공약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베트남전쟁 등에 발목 잡혀 그의 구상은 뜻처럼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는 재선출마를 포기해야 할 만큼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쳤다. 하지만 그는 진보의 이상을 보편의 가치 위에 두고 ‘위대한 사회’의 꿈을 시민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정치의 힘, 말의 힘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