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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빅뱅 서막… ‘진박 노이즈 마케팅’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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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빅뱅 서막… ‘진박 노이즈 마케팅’ 우려도

입력
2015.11.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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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지역구 필두로 곳곳서 '공천 혈투' 예고...공천 룰 전쟁도 재연 조짐

내년 총선 공천을 두고 '친박'에 도전 받는 새누리당 비박계 투톱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진은 9일 김 대표가 유 전 원내대표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빈소인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내년 총선 공천을 두고 '친박'에 도전 받는 새누리당 비박계 투톱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진은 9일 김 대표가 유 전 원내대표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빈소인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를 시작으로 ‘진실한 사람들’을 내건 ‘진박’(진짜 박근혜 사람)의 도전 행렬이 시작될 조짐이다. 박심은 곧 당선이라는 대구ㆍ경북(TK)의 전ㆍ현 비박계 의원들의 지역구 곳곳에서 비슷한 혈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상대 이재만 출사표.…‘진박 마케팅’ 조기 개막

유 전 원내대표의 대구 동구을에 도전장을 내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출사표는 대통령말씀 자료를 방불케 했다. 이 전 구청장은 앞서 6월과 지난 10일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밝힌 ‘배신의 정치 심판’, ‘진실한 사람들 선택’ 발언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는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야당의 입장을 우선시하고, 국정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자기정치에 몰두했다”며 “박 대통령께서 강조해 온 국민을 위한 정치, 신뢰의 정치, 진실한 정치가 정말 사심 없이 이뤄졌다면 대구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 전 원내대표가 재임시절 야당과 합의해 통과시킨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아문법) 관련 내용을 거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상중(喪中)인 유 전 원내대도 가만 있지 않았다. 유 전 원내대표는 특히 아문법과 관련한 이 전 구청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 전 구청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을 출마선언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해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공표죄 및 후보자비방죄에 해당하는지 법률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이 같은 유 전 원내대표의 대응을 공개 경고로 풀이한다. 유 전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TK 지역을 중심으로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비박계 의원을 배신의 정치인으로 몰아 붙이고, 자신을 진실한 사람으로 홍보하는 진박 노이즈 마케팅이 판을 칠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경고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TK 대통령 지지율 급락 ‘요동’…무대ㆍ친박계 공천혈투도 서막

비박계 현역 의원에 친박 인사가 도전을 준비하는 지역구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1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TK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어 친박들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섣부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9∼13일 실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5.6%로 전주보다 0.4% 포인트 떨어졌으나 새누리당의 텃밭인 TK에선 57.5%로 지난 주(70.5%)보다 13.0% 포인트 급락했다. TK 사정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과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을지라도 TK에선 신망이 높은 유 전 원내대표 부친의 상가에 조화조차 보내지 않은 데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것 같다”며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총선까지 또 어떤 변수에 민심이 출렁일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역시 비박계인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사이의 공천 룰을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시간에는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를 겨냥해 “공천 룰부터 정하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정치 신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신인에 당원명부 공개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등 공천 준비 안건을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진하 사무총장이 이 같은 보고를 하자 마자 서 최고위원은 “공천 룰도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그 다음 단계의 얘기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천 룰이 결정 안되니 (총선 대비가) 아무 것도 진전이 안되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대표가 침묵을 지키면서 회의는 서둘러 마무리 됐으나, 향후 불거질 공천 혈투의 서막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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