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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성형시술과 7시간 미스터리

입력
2016.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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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가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에 다시 불을 댕겼다. 최씨가 국정 전반에 개입해 온 실상이 드러나면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석연찮은 행적도 최씨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먼저 퍼진 게 ‘최태민 굿판설’이다. 최씨의 아버지이자 박 대통령의 후견인 노릇을 한 최태민 사망 20주기가 주말(4월20일)이라 앞서 평일인 그날 청와대에서 천도제를 지냈다는 설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 최근 나온 성형시술 소문은 더 구체적이다.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 듯했던 최씨가 자신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을 데리고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피부과 시술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시술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이 박 대통령이 한동안 모습을 나타내지 못한 이유라는 얘기다. 해당 병원과 원장이 각종 특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급기야 어제“박 대통령은 당일 청와대에서 정상집무를 봤다”며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을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이다.

▦ 당초 박 대통령 행적의 의혹을 키운 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 얼마 후 국회에서 “대통령이 어디 있었는지 나도 모른다”고 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비서실장도 모른다니 경악할 일이었다. 그 즈음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보인 각별한 애정도 비상식적이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다음날에도 체육개혁을 확실히 하라고 오더를 내렸다”고 했다는 최근의 언론보도는 그 와중에도 대통령의 관심이 온통 최씨와 딸 정유라씨에 쏠려 있음을 보여준다.

▦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7시간 얘기만 나오면 유독 경기를 일으켰다.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시키고 끝내 해산시킨 것도 대통령의 행적 조사를 숨기려는 의도였다. 아무런 의혹이 없으면 소상히 밝히면 될 것을 자꾸 감추려고만 하니 의심을 하는 게 당연하다. 진상규명 요구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을 보호할 최고 책임자로서의 헌법적 의무를 다했는지를 알고자 하는 권리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솔직하게 밝혀야만 문제가 풀린다.

이충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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