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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성백혈병 만성→급성 악화 원인, 14년 만에 최초로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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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성백혈병 만성→급성 악화 원인, 14년 만에 최초로 규명

입력
2017.03.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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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ㆍ김홍태ㆍ명경재 교수팀

발병 5~6년 항암제 내성 문제

코블1 유전자의 상관관계 밝혀

만성골수성백혈병 진행 모식도. 서울성모병원 제공
만성골수성백혈병 진행 모식도. 서울성모병원 제공

만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 후 5~6년 후부터 급속히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고 병세가 악화하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14년의 연구 끝에 밝혀냈다.

김동욱(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ㆍ김홍태(성균관대 생명과학과)ㆍ명경재(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전환하는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 ‘코블1(Cobll1)’을 찾았다고 2일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지닌 조혈모세포의 클론(cloneㆍ세포 집단)에 이상이 생겨 골수 내 비정상적인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발생한다. 소아ㆍ청소년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30대 이상 연령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성인형’ 백혈병이라 불린다.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2명 정도다.

이 질환은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진단 초기에는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지 않고 표적항암제도 잘 듣지만, 발병 후 5~6년이 지나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1년 이내 사망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암세포가 무한 증식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원인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했지만 결정적인 유전자를 찾지 못했다.

김동욱 교수팀은 이 문제에 14년간 매달렸다. 한국연구재단의 한국백혈병은행에 장기 보관된 90명 이상의 백혈병 검체에 대한 차세대 유전자 분석(시퀸싱기술)과 인간 유전자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열대어인 제브라 피쉬(Zebra Fish) 실험으로 코블1 유전자와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인체 내에서 코블1 유전자가 증가하면 글리벡, 타시그나, 스프라이셀, 슈펙트, 포나티닙 등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증세가 악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코블1’유전자 발현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코블1’유전자 발현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연구팀은 또 급성기 백혈병으로 질환이 악화돼도 코블1 유전자 발현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표적항암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규명했다. 코블1 유전자가 백혈병 진행과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인 동시에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지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코블1 유전자는 위암, 폐암, 유방암 등 고형암에서도 발현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며 “백혈병은 물론 각종 암 치료를 위해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자매지로 혈액암 분야 권위지인 ‘류케미아(Leukemia)’ 인터넷 판에 지난달 발표됐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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