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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 넷플릭스… 통신사와 줄다리기에 이용자만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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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터진 넷플릭스… 통신사와 줄다리기에 이용자만 분통

입력
2017.11.07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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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화질 영상 뚝뚝 끊겨

통신사-넷플릭스 “네 탓”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 입어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한국을 포함한 13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제공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한국을 포함한 13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제공

직장인 최모(48)씨는 지난달 최신형 초고화질(UHD) TV를 새로 들이면서 TV에 기본 탑재돼 있는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그가 가입한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짜리로, 일반화질(SD) 영상만 볼 수 있는 최저 요금제(9,500원)보다 1.5배 가량 비싸다. 그런데 가입한 지 3주 정도 지나자 문제가 생겼다. UHD 영상이 뚝뚝 끊기고 화질이 떨어져 제대로 시청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최씨는 “요즘은 고화질(HD)나 SD급으로 화질을 낮춰보는 게 오히려 선명할 정도”라며 “멀쩡히 잘 나오다 왜 갑자기 느려진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영상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와 넷플릭스 모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고 있어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9월 국가별 평균 속도. 싱가포르, 미국, 홍콩,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 한국 8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화 옥자 공개(6월 29일) 시점 이후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가 공개한 9월 국가별 평균 속도. 싱가포르, 미국, 홍콩,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 한국 8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화 옥자 공개(6월 29일) 시점 이후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6일 넷플릭스가 매달 공개하는 국가별 속도를 보면 9월 기준 한국, 싱가포르, 미국, 홍콩,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 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속도가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속도는 6월부터 급격하게 느려졌는데, 이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 공개(6월 29일)와 함께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한 시기와 일치한다.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6월 22만명 정도였던 국내 넷플릭스 월간 이용자는 옥자 공개 이후인 7월엔 35만명으로 약 60% 증가했고, 8월엔 37만명까지 늘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가 의도적으로 속도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고화질 영상은 통신사 트래픽에 주는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수록 통신사가 운영하는 인터넷(IP)TV 매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고의적으로 속도를 제한한 적이 없으며, 해외에 서버를 둔 넷플릭스의 자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내에 캐시서버(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도 두고 있지 않아서 영상을 재생할 때마다 해외 서버에서 데이터를 끌어와야 하는 구조라 이용자 증가가 속도 저하로 직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 문제도 캐시서버 구축 비용을 서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갈등처럼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보통신기술(ICT)정책국장은 “기본적으로 기업 간 비용 계약 문제라 한쪽의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도 “국내에서 일정 수익을 올리는 콘텐츠 제공업체라면 국내 이용자들을 위해 어느 정도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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