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논란에 휩싸이며 서러운 세월을 견뎌온 인공 감미료 사카린(사카린나트륨)의 사용 허용 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정부의 사용규제가 사실상 풀리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을 일부 개정해 행정 예고하면서 사카린을 제조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식품에 떡류와 마요네즈, 복합조미식품, 과일ㆍ채소 가공품, 당류가공품, 옥수수(삶거나 찐 것) 등 6개 품목을 추가했다. 10월 30일까지 관련 의견을 청취하고 고시 시행 후 최초로 제조 및 가공, 수입된 식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로써 사카린을 쓸 수 있는 식품은 기존 29개 품목에서 35개 품목으로 늘어나면서 사실상 거의 모든 식품 제조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9세기 말 처음 발견된 사카린은 설탕보다 약 350배 달면서도 열량이 낮다는 장점 덕분에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설탕의 대체제로 널리 쓰였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캐나다에서 사카린을 투여한 쥐에서 방광암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발암물질’이라는 오명을 썼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사카린을 유해 우려 물질 목록에 올리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국내에도 1990년대부터 사카린을 사용할 수 있는 식품 범위가 대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카린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각종 연구 끝에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성을 확인한데 이어 1998년 국제암연구소(IARC)는 사카린을 발암 물질 분류에서 제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1년 사카린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사용 규제를 철폐했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10년 사카린을 유해물질 항목에서 제외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현재 모든 식품에 사카린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 상태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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