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이 첫 ‘게이’ 육군장관 지명자인 에릭 패닝에 대한 임명을 승인했다. 이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 군 고위직이 탄생하게 됐다.
디펜스뉴스, NBC 뉴스 등 미 언론은 17일(현지시간) 상원이 8개월 동안 끌어온 에릭 패닝(47) 육군장관 지명자 인준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패닝을 육군장관에 지명한 데 이어 상원이 인준을 함에 따라 미 육군 역사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하지만 패닝 인준이 순탄치는 않았다. 공화당 소속 팻 로버츠(캔자스) 의원 등 일부 상원의원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 내 포로수용소 폐쇄와 수감자들의 미국 이송 방침에 반발해 패닝 인준을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 진영 중심인물 격인 로버츠 의원이 수감자들을 자신의 지역구 내 수용소로 이송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은 후 인준 반대 의사를 철회함으로써 패닝 인준에도 실마리가 풀렸다.
패닝은 20여 년간 미 해군차관보와 공군차관 및 공군장관 대행,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그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성 소수자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게이ㆍ레즈비언 승리기금’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LGBT 인권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미국 내 최대 LGBT 인권단체인 인권캠페인(HRC)은 성명을 통해 “미군 안에서 공정성과 평등을 향한 지속적인 진보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상원 인준을 환영했다.
이원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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