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경험하면 ‘급성 스트레스’ 발생 정상적
서로 대화하고 안부 묻고, 힘든 감정 가족ㆍ지인에게 말해야
불면ㆍ식욕저하ㆍ두통 신체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 상담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과 잇따른 여진이 발생하자 포항시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규모로만 따지면 지난 해 경주 지진보다 약했지만 진앙이 얕아 흔들림이 훨씬 심해 주민들이 느낀 공포가 컸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의 재해 발생 시 진료지침에 따르면 땅 전체가 흔들리는 지진을 경험하면 인간은 근원적 불안과 공포심을 갖게 된다. 지진을 경험한 이들이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진 발생 후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은 정상적인 반응이라 만성화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어 염려할 필요가 없다.
지진을 경험한 현지인들은 서로 대화를 하고 연락을 취하고, 술, 담배 등을 삼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털어놓는 것도 좋다.
특히 지진을 경험한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의 경우 아이를 혼자 두지 말고, 아이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진으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아이가 반항하거나 이기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야단을 치지 말고 받아줘야 한다.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이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진 경험 후 지속적으로 불면과 식욕저하, 대인관계 기피, 두통, 복통 등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적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며 “지진으로 보호자와 헤어진 아동, 기존의 신체ㆍ정신질환자, 장애인, 임산부 등 고위험군들은 집중관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극도의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사고뉴스를 시청하면 스트레스가 가중돼 정규미디어를 통해 정확한 정보만 얻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재해 경험자를 위한 조언>
-극도의 스트레스 사건임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한다
-휴식, 운동, 균형잡힌 식사 등으로 몸을 돌보면 마음도 좋아진다
-술, 커피, 담배는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기에 끊는다
-음악, 목욕, 명상 등 긴장을 푸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일상에 필요한 일들을 조금씩 다시 시작해본다
-힘든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지 말고 가까운 사람에게 표현한다
-이사나 이직 같은 큰 결정은 잠시 뒤로 미룬다
-친한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혼자서 너무 고독해 하지 않는다
-당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좋다
-사고 뉴스는 정규 미디어를 통해 정확한 정보만 얻는 것으로 충분하다
자료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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