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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범 "이제 자수하겠다" 말한 뒤 휴대폰 끊자 작전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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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범 "이제 자수하겠다" 말한 뒤 휴대폰 끊자 작전 개시

입력
2015.01.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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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한 인질 2명 실어증세 보여

13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서 40대가 별거 중이던 아내를 불러달라며 자녀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한 현장에서 부상자가 실려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서 40대가 별거 중이던 아내를 불러달라며 자녀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한 현장에서 부상자가 실려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아내의 전남편과 그의 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안산 인질범 검거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의 진압작전은 5분 만에 끝났다.

헬멧과 로프, 방탄조끼 등 장비를 갖춘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 26명이 인질극이 벌어진 경기 안산 상록구 본오동 다세대 주택에 처음 도착한 것은 13일 낮 12시 40분. 이 다세대 주택에서는 인질범 김모(46)씨와 별거 중인 부인 A(44)씨가 오전 9시 36분 “남편이 두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신고한 이후 경찰의 대치가 3시간째 이어지고 있었다.

특공대는 경찰이 인질범과 대화 시도를 하는 동안 옥상으로 올라가 대기했다. 소방당국도 구급차 3대와 구급대 10여명을 배치하고 에어매트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오후 2시 10분쯤 현장에 도착한 A씨는 전화 통화로 설득을 시도했지만 극도로 흥분한 김씨는 A씨에게 고성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협상전문가와 A씨의 끊임없는 설득이 이어지던 중 김씨가 “A씨의 전남편 박모(49)씨와 둘째딸을 흉기로 찔렀다”고 주장하자 상황이 다급해졌다. 여기에 A씨에게 “이제 자수하겠다”고 말한 김씨가 갑자기 휴대폰을 끄고 연락이 닿지 않자 돌발 변수가 생겼다고 판단한 경찰 지도부는 옥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특공대에게 작전개시 명령을 내렸다.

특공대의 진압작전이 시작된 건 오후 2시 25분. 진압 명령이 떨어지자 작전에 참여한 10여명의 특공대원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특공대원 일부가 로프를 타고 내려가 4층 박씨의 집 창문을 부수고 집안으로 진입한 것을 신호로, 나머지 특공대원은 베란다와 반대편 창문을 부수고, 119구조대와 형사들은 현관문을 노루발못뽑이로 열고 동시에 들어갔다.

이윽고 5분 만에 다세대주택 현관으로 김씨가 특공대원들에 둘러싸인 채 나오면서 진압작전은 끝났다. 둘째딸 방 안에서 생존해 있는 인질 2명과 함께 있던 김씨는 특공대원이 진입하자 체념한 듯 손에 든 식칼을 내려놓고 순순히 검거됐다.

특공대가 진입한 현장은 피투성이였다. 얼굴과 목 등을 흉기에 찔린 채 화장실 바닥에 박씨가 쓰러져 있었다. 흉기에 목을 찔린 둘째딸은 집에 있던 보자기로 두 손이 결박 당한 채 피를 흘리며 자신의 방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에 구출된 다른 인질 2명은 무사했으나 당시의 충격으로 현재 실어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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