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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 제재에 내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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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제 제재에 내성 커졌다

입력
2017.09.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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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한 달… 큰 동요 없고

장마당 물가는 되레 하락세

“제재 한계 드러났다” 평가도

조태열(왼쪽)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6차 핵실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오른쪽)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 뉴욕=AP 연합뉴스
조태열(왼쪽)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6차 핵실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오른쪽)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 뉴욕=AP 연합뉴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를 겨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가 6일로 한 달이 지났지만 북한 경제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고립 경제 체제에 내성이 생긴 지 오래인 데다 중국과의 무역이 여전히 숨구멍처럼 뚫려 있어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재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6차 핵실험이 촉발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가 유력해지고 있는 북한의 관영 노동신문은 이날 여러 면을 할애해 경제 성과 달성을 독려했다. 1면에서 양강도 삼지연군 재개발에 동원된 돌격대원들의 건설 성과를 소개하며 “창조와 혁신의 힘찬 동음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ㆍ압살 책동을 짓부수고 있다”고 보도하는 한편 다른 면에도 각 분야 근로자들이 성과 달성을 다짐하는 내용의 글들을 실었다. ‘제재ㆍ압박은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이성을 잃고 반공화국 제재ㆍ압박과 군사 위협ㆍ공갈에 매달릴수록 주체 조선의 자위적 국방력은 비상한 속도로 끊임없이 강화돼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북한 평양과 신의주, 혜산 장마당(시장)의 쌀ㆍ옥수수ㆍ돼지고기 등 식재료 값과 휘발유ㆍ디젤유 값이 전부 하락세였다. 장마당 상품 대부분이 안보리 제재 예외인 민생 품목인 데다 수출 금지 대상인 광물과 수산물이 내수 시장에 풀리며 공급 확대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가격 통제와 민생품 수입 확대 조치도 요인일 수 있다. 거듭된 제재에 자급자족의 내성이 커지고 북ㆍ중 사이 밀무역이 여전한 상황에서 제재에 대비해 식량ㆍ석유 등을 미리 비축해둔 것도 면역으로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제재 효과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아직 8월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7월 말 집계 기준으로 전년비 대중 수출이 26% 감소한 사실은 기존 제재의 효과”라며 “수출뿐 아니라 인력 송출 금지의 경제적 타격 역시 시간이 지나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외화벌이 창구가 막힌 북한 당국이 통치자금 확보를 위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돈에 눈독을 들일 경우 주민들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제재 효용의 한계가 이미 드러났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라는 구멍 탓에 실효적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11일 예정된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 표결을 앞두고 미국 등이 북한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카드인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과 패권 경쟁 중인 중국이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무너지도록 방치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연명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이 관리하고 있다는 게 명백한 사실인 데다 지금껏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으로 붕괴된 나라도 없다”며 “중국이 원유 감량 공급에 동의해 주고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몇 곳만 제재해 서로 체면을 세우는 선에서 타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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