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들, 중성화 수술 등 사후관리 보다 철저해야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분양절차와 매각 가격으로 논란이 일었던 제주개 분양 방식(본보 7월6일자)을 바꾸기로 했다. 동물단체들은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는 입장이지만 분양만큼이나 사후관리가 중요한 만큼 중성화 수술 등을 통해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련기사 보기 ▶[뒤끝뉴스] 제주개는 특산품 아닌 생명이다)
축산진흥원은 11일 언론과 동물보호단체가 이번 분양에 대해 표명한 우려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축산진흥원은 이날 분양문의 쇄도로 대상자 선정의 투명성을 기하고자 공개추첨 방식으로 20명의 우선 분양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10일 이내에 실사를 통해 사육환경을 점검하고, 분양 대상자와 면담을 거쳐 최종 분양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분양 이후에는 동물등록을 의무화하고, 월 1회 이상 정기점검을 할 예정이다. 또 제주개에 대한 사후과정 확인을 위해 블로그를 개설하고, 부득이하게 제주개를 양도, 양수할 경우 사전신고 절차를 이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화신청 접수방식을 방문신청으로 바꿔 분양 전 사전에 신청인 면담도 하기로 했다. 이외에 강아지 5만원, 성견 3만원인 제주개 분양가격에 대해선 도내 강아지 분양가격과 다른 시·도의 진돗개, 삽살개 분양 가격 등을 고려해 종축개량공급위원회 심의를 통하여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축산진흥원은 또 당초 20마리의 강아지와 노령견, 외모가 완벽하지 않은 개 6마리를 분양, 매각하려고 했으나 성견 6마리는 반려견으로 생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번에 제외됐다.
축산진흥원에 따르면 이날 제주시 노형동 축산진흥원에서 올해 4월과 5월에 태어난 20마리의 강아지(수컷 열 네 마리, 암컷 여섯 마리)를 분양 추첨하는 행사에 수백여명이 몰려 제주개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에 대해 동물 단체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진돗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토종 제주개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번식시킬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진흥원에서만 번식을 하고, 분양이 필요한 경우 중성화 수술을 시켜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저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결국 진돗개처럼 진도 믹스견들이 양상 되고 유기견 양산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도 “분양만큼이나 중요한 게 사후관리”라며 “유기되거나 적절하지 못한 사육환경에 내몰리는 곳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인력과 자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축산진흥원에는 총 65마리의 제주개(성견 38마리·육성견 4마리·자견 23마리)가 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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