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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집중력 비밀은 미술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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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집중력 비밀은 미술심리치료”

입력
2018.02.20 16: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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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무의식 표출해 불안감ㆍ스트레스 완화

김은정, 밝고 은은한 컬러 선호… 차분한 경기운영 심리 표현

자기표현 서툴고, 자신감 결여됐다면 미술심리치료 도움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7대 6으로 승리한 뒤 기쁨의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7대 6으로 승리한 뒤 기쁨의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체력과 운동능력이 아니라 ‘심리’일 수 있다.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들의 체력과 운동능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됐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일은 비일비재다.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 진출을 확정한 여자대표팀의 선전은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이 동력이 됐다. 이들 ‘마늘낭자’들이 상대가 누구인지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대표팀의 훈련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훈련기간 동안 선수들이 미술심리 치료를 받은 것이 성적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미술심리치료는 선수들이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도록 해 경기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경기력을 극대화하는데 효과적이다. 색채심리 전문가인 백낙선 스에나색채심리연구소 소장은 “언어와 달리 그림은 자신조차도 알지 못했던 무의식을 표현하는 도구”라며 “선수들 각자가 느끼는 근원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파악할 수 있어 이를 완화하는 맞춤형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중력과 정신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컬링 선수들에게 미술심리치료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표팀 선수들은 미술심리치료를 통해 자신들의 성격을 색깔로 드러냈다. ‘빙판의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은 김은정 스킵(주장)과 김영미(리드)는 미술심리치료 때 밝고 은은한 컬러를 선호했다고 한다. 김초희도 주로 차분한 컬러로 자신을 표현했다.

‘더블 테이크 아웃 장인’으로 승부사 기질이 강한 김선영(세컨드)은 톡톡 튀는 화려한 컬러를, 김경애(서드ㆍ바이스 스킵)는 강렬한 색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 유미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예술치료학과 교수는 “밝고 은은한 컬러는 안정적으로 자신의 몫을 하려는 심리를, 톡톡 튀는 화려한 컬러는 위기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하려는 심리를, 강렬한 컬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 도전하겠다는 심리를 나타난 것”이라며 “선수들이 미술심리치료를 통해 각자의 개성은 물론 팀원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돼 팀워크가 단단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심리치료는 스포츠선수뿐 아니라 일반인의 정서안정에 도움을 준다. 유 교수는 “자기표현이 서툴거나 자신감 없는 사람이라면 미술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상담과 치료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치료에 임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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