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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호출 심야 콜버스, 이번엔 서울시發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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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호출 심야 콜버스, 이번엔 서울시發 브레이크

입력
2016.03.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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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부터는 손님 없어” 반발

IT업계“우버 전철 밟을라” 우려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는 심야 버스 서비스 ‘콜버스’가 또 다시 규제로 위기에 처했다. 관계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결정으로 다음달 중 시범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서울시가 운행 시간과 구역을 과도하게 제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게 업계 호소이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음달 중 시범 운영을 시작하는 콜버스의 운행 시간을 0~5시, 운행 구역을 인접한 3~5개 자치구로 제한하는 내용의 콜버스 시범 운행안을 최근 콜버스를 운영하는 콜버스랩과 택시 및 버스업계 관계자들에게 제시했다. 콜버스는 이용자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로 출발ㆍ도착 지점을 입력하면 미니 버스가 실시간으로 경로를 바꿔가며 이들을 태우거나 내려주는 서비스다.

시행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콜버스는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처럼 붙어있는 최대 5개 구 안에서만 사실상 0시부터 새벽 2시까지만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택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시간대는 밤 9시30분~새벽 2시이고 택시 승차거부도 자정을 전후로 가장 극심하다. 콜버스 운행 시간을 0~5시로 허용해도 새벽 2~5시엔 이용자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콜버스 사업을 추진해 온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하루 2시간 이용을 위해 콜버스 앱을 내려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며 “택시업계 등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한 전형적인 눈속임 규제”라고 반발했다.

당초 콜버스는 낮에 관광버스, 학원버스 등으로 쓰이다가 밤에 쉬는 ‘전세버스’를 앱으로 이용자들과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달 택시회사와 노선버스 사업자에게만 콜버스 운행 면허 자격을 부여하고, 차량도 13인승으로 개조한 현대자동차의 ‘쏠라티’로만 한정했다.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콜버스 시행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는 현재 서울 택시 기사(개인ㆍ법인택시 포함)가 8만8,000여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의 피해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행안을 만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조정안은 서울시가 관계자들의 이해를 반영해 최대 쟁점인 운행 시간과 구역에 대한 초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택시 및 버스 업계는 콜버스 운행을 밤 10시부터 허용할 경우 당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 콜버스 시범 운영 계획을 최종 수립,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콜버스가 결국 2013년 국내에 진출했다 관련 법규와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접은 우버의 뒤를 밟게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용자끼리 서로 빌려 쓰는 ‘공유경제’에 기반한 우버는 세계 각국에서 이용자들의 높은 호응을 기반으로 합법 지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퇴출됐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파괴적 혁신을 하려고 하는 업체의 발목을 잡으면서 창조경제를 하자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콜버스가 서울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 콜버스는 이용자가 입력한 도착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내려준다. 콜버스랩 제공
콜버스가 서울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 콜버스는 이용자가 입력한 도착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내려준다. 콜버스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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