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를 향해 거침없는 쓴 소리를 쏟아냈다.
정 명예회장은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FIFA,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리위가 공정한 법질서는 물론, 기본적인 상식마저 무시하고 있다”며 “윤리위가 나에 대한 제재 결정 후 외부 심판기관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것을 교묘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CAS 제소를 위한 필수 요건인 FIFA 항소위원회 판결문을 3개월이 다 되도록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 명예회장은 “(FIFA회장) 블라터 그늘에서 권력의 맛을 보던 이들이 주인 행세 하고 있다. 나와 같이 블라터 체제에 맞서던 사람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제재하던 윤리위가 뒤늦게 ‘깨끗한 손’인 것처럼 그의 징계를 운운한다”며 “수 많은 집행위원과 간부들이 체포됐지만 과연 FIFA가 투명하고 깨끗한 단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을 ‘극악무도한 독재정권 하수인이었던 수사기관이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활개치는 것’에 비유하며 “2015년은 FIFA에 치욕의 해”라고 덧붙였다.
당초 정 명예회장은 내년 2월 예정된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하려 했으나 FIFA 윤리위가 지난 10월 ‘조사 비협조’와 ‘윤리위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6년의 자격정지 처분 내리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윤리위의 방해로 차기 FIFA회장 선거에 나갈 수 없게 됐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용기를 주었다”며 “팬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