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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공약에 들뜬 '정책 테마주'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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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공약에 들뜬 '정책 테마주' 요주의!

입력
2017.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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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모니터링 강화

신신제약, 세종시 공장 소문에

“아니다” 공시에도 주가 치솟아

‘반값 임대주택 제공’ 관련

의류제조업체가 급등하기도

“근거 없는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의 내재 가치 꼼꼼히 살펴야”

올해 주요 정책테마주 주가.
올해 주요 정책테마주 주가.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상장된 파스전문업체 신신제약의 주가는 29일 9,5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한달 만에 공모가(4,500원)의 2배를 넘었다. 그 배경엔 세종시가 있다. 문재인ㆍ안철수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신신제약이 세종시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치솟은 것이다. 그러나 신신제약은 지난 23일 “당사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본사를 두고 있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약과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고 공시했다.

‘장미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테마주’의 주가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후보들과 인맥으로 연결됐다고 알려진 정치인테마주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정책테마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문제는 해당 정책과 아무런 상관도 없이 테마주로 엮이는 황당한 사례가 많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임대주택 제공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당시 “부지가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사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거 문제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젊은층을 위한 공약 발표였는데 주식시장에선 의외로 의류제조업체 SG세계물산이 반응했다. 서울 봉천동에 64만784㎡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린벨트 해제 기대감에 SG세계물산의 주가는 다음날 일일 제한폭인 29.8%나 상승했다.

밀양에 지사가 있는 공업용 플라스틱원료 제조회사 세우글로벌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남권 신공항 추진 당시 밀양 공항 건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올해 들어 주가가 86.65%나 올랐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16일 “홍준표, 유승민 의원과 당사는 과거 및 현재 사업적 관련이 전혀 없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실제 후보들의 공약과는 무관하게 정책관련주로 인식되며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는 섣부른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실제로 씨씨에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인 충북 지역에서 케이블 TV 방송사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반 전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나 아직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정책 관련주의 변동폭이 대선이 다가올수록 커지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정책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16.7%로, 정치인테마주(16.4%)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시장지수 평균 변동률(3.3%)의 5.1배 수준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지난 10일 이후 정치인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2.1%로 안정을 찾았지만 정책테마주의 주가변동률은 10.5%로, 오히려 시장 평균(1.9%)의 5.5배 수준으로 커졌다.

이에 금감원은 정책테마주도 정치인테마주와 마찬가지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2년 대선 당시 한 증권포털 사이트에서 노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화장품 제조업체를 유력 후보의 노인복지 테마주라고 추천하는 등 거짓 풍문을 유포해 50억원의 매매차익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며 “근거 없는 풍문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의 내재가치를 꼼꼼히 살핀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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