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부인한 데 대해 “본인이 뭐라고 얘기하든 국민이 다 알고 있으니까 국민 뜻을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옛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동은 이 전 대통령의 생일ㆍ결혼 기념일ㆍ대통령 당선일이 겹치는 ‘트리플 크라운 데이(12월19일)’를 기념해 이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진로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찬 건배사를 겸한 인사말에서도 “먹구름을 걷어내는 새 시대를 열어갔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 발전하는 기회를 얻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만찬에는 정병국 나경원 이군현 주호영 권성동 김영우 박순자 홍문표 장제원 정양석 윤한홍 이만희 장석춘 정운천 최교일 의원 등 현역 의원 15명이 참석했다. 김영우 의원은 만찬에 앞서 “지금 새누리당이 국민과는 너무나 괴리가 돼 있고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이 아니라 도로 친박 당이 되는 격”이라며 “오늘 모임에서도 이 문제를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두우 전 홍보수석은 “보수라고 얼굴을 들고 다니기 민망할 정도인 시대가 됐다. 안타깝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애초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이날 모임 자체를 갖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식사하기로 하고 회비도 각자 냈다는 후문이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 임태희 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 이동관 전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전 청와대 참모진까지 합쳐 33명이 함께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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