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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이 사라지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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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이 사라지니 얼마나 좋은가

입력
2018.08.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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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QLED TV 아래 연결된 매직케이블은 마치 전선이 없는 듯 깔끔한 인테리어를 가능하게 한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QLED TV 아래 연결된 매직케이블은 마치 전선이 없는 듯 깔끔한 인테리어를 가능하게 한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家電) 제품은 한자가 의미하듯 필연적으로 전기를 먹어야 작동이 된다.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전기나 데이터 공급을 위해 주렁주렁 연결돼야 하는 온갖 선들은 사용자들의 골칫거리였다.

고성능ㆍ고용량 배터리의 등장으로 비로소 선을 쫓아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업들은 선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버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집안의 무선시대를 열고 있는 일등공신은 청소기다. 2003년 안방에 처음 들어온 로봇청소기는 체구가 작다 보니 청소성능은 만족스럽지 못했어도 무선가전의 효시로 꼽힌다.

2007년 국내에 진출한 영국 다이슨은 무선 청소기 시장의 판을 키웠다. 모터가 손잡이 부분에 달린 스틱형 상중심 청소기의 인기에 LG전자(코드제로A9)와 삼성전자(파워건)도 가세했다. 모터가 아래에 있는 하중심 청소기로 재미를 본 유럽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모터 위치를 아예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무선 청소기(퓨어 F9)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21일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무선 청소기 퓨어 F9을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 제공
지난 21일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무선 청소기 퓨어 F9을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 제공

무선 청소기는 일반모드 최대 가동시간이 끽해야 40분~1시간이고, 흡입력이 일명 동글이 청소기만큼은 안 되도 이동의 제약이나 다리에 전선이 감기는 불편은 없어졌다.

요 몇 년 새 쏟아져 나온 무선 헤어드라이어(더블에스샤이니), 무선 선풍기(샤오미), 무선 다리미(필립스, 테팔, 신일산업), 무선 공기청정기(쿠쿠) 등도 전선이 없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쿠쿠의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직전 6개월에 비해 138% 증가했다. 쿠쿠 제공
쿠쿠의 ‘코드리스 공기청정기’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직전 6개월에 비해 138% 증가했다. 쿠쿠 제공

LG전자가 밀고 있는 오디오 브랜드 ‘엑스붐’의 포터블 스피커 ‘엑스붐 고(GO)’, 어디서나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미니빔 TV’도 무선 기술이 있어 가능한 제품들이다.

선을 없애려는 노력은 전원선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2018년형 QLED TV 출시와 함께 매직케이블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업계 최초로 대용량 AV 데이터와 전원 동시 전송이 가능한 매직케이블은 TV 주변의 지저분한 전선을 없애 멀리서 보면 마치 선이 없는 것 같다. 15m까지 연장할 수 있어 TV의 위치 제약도 날렸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포터블 스키퍼 엑스붐 고. LG전자 제공
배터리로 작동하는 포터블 스키퍼 엑스붐 고. LG전자 제공

전선은 아니지만 LG전자도 건조기에서 선 하나를 없앴다. 빨래로부터 흡수한 물을 빼내는 배수호스다. 건조기 안에 물통을 집어 넣는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건조기가 베란다에서 탈출해 집안 어디든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무선 가전을 현실로 만든 것은 크기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소형 가전에도 주로 사용된다.

이론적으로야 어떤 가전제품이든 배터리를 넣으면 무선 제품이 될 수 있다. 가까운 미래무선으로 변신하는 게 더 나오겠지만 결국은 효율성의 문제다. 이동할 필요가 없고 장시간 돌아가야 하는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것은 예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간헐적으로 짧은 시간만 사용하는 제품이 무선화 가능성이 높다”며 “배터리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느 정도의 성능을 끌어낼 것인지는 전적으로 가전 제조사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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