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마크 트웨인의 어록이 모자이크처럼...

알림

마크 트웨인의 어록이 모자이크처럼...

입력
2017.04.13 11:53
0 0

마크 트웨인의 관찰과 위트

카를로 드비토 엮음ㆍ홍한별 옮김

맥스 발행ㆍ432쪽ㆍ1만8,000원

마크 트웨인 특유의 촌철살인은 글쓰기를 말하는 부분에서 특히 빛난다. "형용사를 잡았다면 죽이세요. 전부 다 죽이라는 건 아니고 대부분 제거하세요. 그러면 살아남은 것들이 소중해질 겁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마크 트웨인 특유의 촌철살인은 글쓰기를 말하는 부분에서 특히 빛난다. "형용사를 잡았다면 죽이세요. 전부 다 죽이라는 건 아니고 대부분 제거하세요. 그러면 살아남은 것들이 소중해질 겁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 문학의 링컨’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본명은 새무얼 랭혼 클레멘스다. 필명 마크 트웨인은 배가 지나가기에 안전한 수심, 정확히 ‘두 길 물 속’을 뜻한다. ‘한 길’은 6피트(약 1.8m), ‘트웨인’은 ‘둘’(two)의 고어체다. 미시시피강 수로안내인들이 조타수를 향해 ‘배 밑에 수심이 두 길이니 지나가기 안전하다’는 뜻으로 “마크 트웨인!”이라고 외치곤 했는데 식자공, 인쇄공을 거쳐 증기선 수로안내인을 맡았던 클레멘스의 필명이 됐다. 작가, 기자, 발명가, 출판사업가 등 각종 직업을 거친 이력답게 트웨인의 삶은 풍성하고 복잡다단했다.

출판사 사장 출신의 저자가 소설가들에게 일명 ‘잡문’으로 불리는 각종 기고물, 편지, 연설문 등을 엮어 트웨인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가족, 친구, 여행 같은 주제에 따라 모자이크처럼 엮은 작가의 글과 말에는 삶에 대한 지혜가 가득하다. 이를테면 청소년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강연에서 그는 “부모님 살아계실 때 항상 부모 말씀을 들으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말을 듣지 않더라도 결국 억지로 듣게 만들테니까” “길게 봐서 좋은 책략”이라는 것. 거짓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연습과 경험을 통해 자신감, 세련됨, 정확함을 확보하여 우아하고 유익한 성취가 될 수 있을 때까지… 한동안 자제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인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같은 작품에서 선보인 작가 특유의 유머가 이 책 곳곳에서 빛난다. 이를테면 도덕에 관해 그는 “착하게 살아라, 외로워 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1901년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장로교회 청년회에 보낸 편지에는 “언제나 옳은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일부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을 경악케 할 겁니다”라고 썼다. 작가뿐 아니라 사회비평가로도 활동했던 그가 정치에 관해 날린 촌철살인의 조소는 보는 이를 통쾌하게 한다. “정치가들은 기저귀와 같다. 자주 갈아줘야 한다. 이유도 같다.”

트웨인은 제국주의를 강하게 반대하고 여성 인권, 특히 참정권을 강하게 주장했던 당대의 진보지식인이었지만 워싱턴 기자클럽 창단 기념행사에서 한 ‘여성에게 바치는 찬사’ 연설에서,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여성상도 드러낸다. “여성은 어디에 있든 사회의 장식이자 세상의 보물입니다. 애인으로 여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죠. 여성이 사촌이면 편리합니다. 유모로서는 어떤 남자보다 우월하고요!(…) 농담은 이제 그만하고, 여성은 사랑스럽고 우아하고 다정하고 아름답습니다. 존경과 존중과 경의를 바칠 가치가 있습니다”

전후 맥락이 대부분 생략된 ‘어록’의 향연은 단번에 몰입하기 쉽지 않지만 역으로 기승전결의 서사가 없어 어떤 부분을 펼쳐 시작해도 좋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