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도 동반 상승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기업 분할 등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삼성그룹주 역시 동반 상승세를 나타났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7만2,000원(4.45%)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종전 사상최고가(8월 23일ㆍ168만7,000원)를 가볍게 넘어섰다. 장중엔 170만원을 찍기도 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가장 큰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7.89%가 뛴 16만4,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31조1,092억원)도 하루 만에 2조원 이상 불어나며 SK하이닉스(30조9,765억원)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생명도 4.31% 오른 10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 이사회에 요구한 사항은 ▦삼성전자 분사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등. 증시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요구한 이런 방안 하나하나가 삼성전자의 저평가를 해소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것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스스로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 전환의 명분을 엘리엇이 세워준 격”이라며 “이번 제안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보다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진다”며 “이 같은 기대감에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핵심 그룹주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논란으로 주춤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과 맞물려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18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목표주가를 주당 207만원으로 제시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견조한 주가 상승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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