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에 거세질 야권 단일화 요구
安신당의 전국적 세 규모와 후보
참신한 인물 영입 성적표는
정권 심판론vs야당 심판론 구도
경선 양상 바꿀 선거구 획정 지연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은 안철수 신당의 등장으로 총선구도 자체가 그 어느 때보다 유동적이어서 여야간 경쟁이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 차기 주자의 대선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이번 총선의 5가지 변수를 꼽아봤다.
① 3자 대결 구도
무엇보다 20대 총선의 핵심 변수는 안철수 신당의 출현으로 가시화한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안철수 신당간 3자 대결 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1위만 당선되는 소선거제구에서 ‘일여 대 다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일여다야 구도에서는 응답자의 37.5%가 새누리당을 꼽아 더민주당(19.0%), 안철수 신당(17.9%)을 앞섰다. 새누리당은 일여다야 구도가 굳어질 경우 국회선진화법 개정선인 180석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1 야당인 더민주당으로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독자 활로 개척에 나선 안철수 신당 측은 더민주당과의 연대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야권 지지자들의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야권 지지층이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으로 더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 중 한 쪽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더 큰 힘을 받은 쪽을 중심으로 야권 연대가 추진될 것이며 그 시기는 설 전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윤태곤 더모아 전략분석실장은 “나눠먹기식 연대로 진행되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두 정당간 전국적 연대는 어렵더라도 지역별 각개약진식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② 안풍의 강도
‘안철수 바람’의 확산 여부도 주요 변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더민주당을 앞서거나 막상막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점은 확인된 셈이다. 저강도의 안풍일 경우 3자 구도로 인해 야권이 공멸할 수 있지만, 고강도의 안풍이라면 양당 체제를 흔드는 태풍이 될 수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지금까지의 안풍은 안철수 개인에 의존한 부분이 크다”며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고 총선에 나갈 후보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에 따라 안풍의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③ 새 인물 수혈
새 인물 발굴의 성적표도 총선 승패를 가르는 열쇠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현역 국회의원 대신 새 인물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벌써부터 인물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정의’와 ‘불공정과 불평등 해소’라는 기조 아래 참신한 인물 발굴과 함께 호남 인사를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고 1980년대 운동권의 패러다임을 비판해 온 안 의원 측은 중도 성향의 젊은 인물을 대상으로 영입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진박’ 마케팅에 나선 청와대 출신 신진들의 활약 여부가 관심사다. 윤태곤 실장은 “집권 후반기 이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그런 박심을 활용하려는 친박계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문제는 친박 후보들이 본선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④ 심판론
올해와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두운 만큼 경제 문제가 총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경제 정책 실패는 야권이 정부 여당을 공략하는 카드였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도리어 새누리당이 각종 경제 관련 법안을 야권이 발목잡기한 탓이라며 야당 심판론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⑤ 선거구
한편 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선거구 획정 문제가 공전하는 것도 또 다른 변수다. 정치 신인들은 자신을 알릴 시간이 줄고 있는 반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해 각 당의 당내 경선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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