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31일 오후1시 전남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4.16 세월호 참사 전날 인천항을 출발한 지 1,081일만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5일 오후9시 제주도로 수학 여행을 떠나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승객 476명을 태우고 출발했다. 다음날 오전 8시52분쯤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맹골수도 해역에서 급변침 후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틀 뒤 세월호가 해수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한 304명이 희생됐다.
같은 해 11월 정부가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를 공식 발표했고, 미수습자 9명(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은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인양 작업이 본격화된 건 2015년 8월부터다. 해양수산부는 인양업체로 상하이샐비지를 최종 선정한 뒤 사전 수중조사에 돌입했다. 당초 2016년 7월이면 인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고됐지만, 인양 공정 변경ㆍ기상 악화 등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본 인양에 돌입한 건 지난 22일 오후 8시50분이다. 열흘 간의 인양 작업을 견딘 세월호는 31일 오전 7시 사고 해역을 떠났다.
항해 과정에서 가장 난코스는 오전 9시30분쯤 통과한 가사도 진입 구간이었다. 가사도와 인근 섬 사이 폭은 800m에 불과하다. 조류의 흐름도 강했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는 ‘순조’(조류의 흐름을 따름)를 받아 이동했다. 이어 율도와 시하도 해역을 지난 세월호는 낮 12시15분쯤 목포신항에서 약 8㎞ 떨어진 해역에서 예인선(다른 선박의 입항을 돕는 배)과 만나 오후 1시쯤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접안에는 30분 가량 더 걸릴 예정이다. 운항 시간은 6시간, 항로거리는 105㎞다. 당초 2시간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족들의 애탄 기다림 때문인지 반잠수선은 1시간30분 일찍 도착했다.
이날 해경 경비함정 무궁화 29호에 탄 미수습자 가족들도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뒤따랐다.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8)씨는 “너무 긴 수학여행이었다. 9명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다 찾겠다”며 울먹였다.
세월호가 입항한 후 육상에 거치되기까지는 나흘이 더 소요된다. 반잠수선과 세월호의 고박을 해체하고, 세월호를 항구로 끌어올릴 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M/T)를 배치하는 데만 사흘이 걸릴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후 선체 위해도 조사 등을 거쳐 10일쯤 미수습자 수습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목포=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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