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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집에 가자" 세월호, 1081일의 수학여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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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집에 가자" 세월호, 1081일의 수학여행 종료

입력
2017.03.3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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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가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가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가 31일 오후1시 전남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4.16 세월호 참사 전날 인천항을 출발한 지 1,081일만이다.

세월호는 2014년 4월 15일 오후9시 제주도로 수학 여행을 떠나는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승객 476명을 태우고 출발했다. 다음날 오전 8시52분쯤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맹골수도 해역에서 급변침 후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틀 뒤 세월호가 해수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한 304명이 희생됐다.

같은 해 11월 정부가 세월호 수색작업 종료를 공식 발표했고, 미수습자 9명(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은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인양 작업이 본격화된 건 2015년 8월부터다. 해양수산부는 인양업체로 상하이샐비지를 최종 선정한 뒤 사전 수중조사에 돌입했다. 당초 2016년 7월이면 인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고됐지만, 인양 공정 변경ㆍ기상 악화 등으로 해를 넘기게 됐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본 인양에 돌입한 건 지난 22일 오후 8시50분이다. 열흘 간의 인양 작업을 견딘 세월호는 31일 오전 7시 사고 해역을 떠났다.

항해 과정에서 가장 난코스는 오전 9시30분쯤 통과한 가사도 진입 구간이었다. 가사도와 인근 섬 사이 폭은 800m에 불과하다. 조류의 흐름도 강했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는 ‘순조’(조류의 흐름을 따름)를 받아 이동했다. 이어 율도와 시하도 해역을 지난 세월호는 낮 12시15분쯤 목포신항에서 약 8㎞ 떨어진 해역에서 예인선(다른 선박의 입항을 돕는 배)과 만나 오후 1시쯤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접안에는 30분 가량 더 걸릴 예정이다. 운항 시간은 6시간, 항로거리는 105㎞다. 당초 2시간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족들의 애탄 기다림 때문인지 반잠수선은 1시간30분 일찍 도착했다.

이날 해경 경비함정 무궁화 29호에 탄 미수습자 가족들도 세월호의 마지막 항해를 뒤따랐다.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8)씨는 “너무 긴 수학여행이었다. 9명 한 명도 빼놓지 않고 다 찾겠다”며 울먹였다.

세월호가 입항한 후 육상에 거치되기까지는 나흘이 더 소요된다. 반잠수선과 세월호의 고박을 해체하고, 세월호를 항구로 끌어올릴 운송장비 모듈 트랜스포터(M/T)를 배치하는 데만 사흘이 걸릴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후 선체 위해도 조사 등을 거쳐 10일쯤 미수습자 수습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목포=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31일 오후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가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접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가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 접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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