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은 문제인 인종차별주의에서 비롯된 전형적 증오범죄로 보인다. 용의자를 체포하고 조사에 착수한 지역 경찰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일 가능성은 남겨놓고 있지만,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증오범죄를 줄이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화되는 법적 제재와 더불어 증오단체끼리의 내분으로 와해되는 등 증오단체 숫자는 줄어들었으나, 정작 증오범죄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미국 내 비영리 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증오단체의 수가 2011년 1,018개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에는 784개로 감소해 약 77%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2004~2012년 증오범죄 수치를 조사한 미국 사법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증오범죄는 매년 20만~30만 건씩 꾸준히 발생해 증오범죄 억제 정책에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으며, 증오단체 감소와 증오범죄 건수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18일 역대 흑인교회 테러 중 중요 6건을 정리해 보도했다. 그 중 많은 사건에 악명 높은 큐클럭스클랜(통칭 KKK단)이 개입되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1963년 앨라배마 주 버밍햄 16번가 침례교회 테러사건이다. 이 교회는 당시 흑인 인권운동의 모임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계단 아래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4명의 여아가 죽고 20명의 교인들이 다쳤다.
흑인교회 테러 사건은 시기적으로는 1995~1996년에 특히 많이 발생했다. 지역적으로는 디프사우스 지역(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주를 통틀어 이름)과 노스·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테네시 주에 집중되어 있다. 북부의 몬태나, 아이다호 주도 흑인교회 테러 다발지역이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