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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민간기업선 빈말… 열 곳 중 네 곳 가족관계 정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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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민간기업선 빈말… 열 곳 중 네 곳 가족관계 정보 요구

입력
2017.12.28 17: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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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나이ㆍ학벌 기재 필요

출신지ㆍ외모 등 뺀 곳도 11%

면접 블라인드도 35%에 불과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리딩코리아 잡페스티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리딩코리아 잡페스티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민간기업들 10곳 중 4곳이 여전히 입사지원서에서 부모의 직업 등 가족관계 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생년월일)는 99%, 학력사항은 86%의 기업이 요구했다. 정부가 올 하반기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민간부문까지 블라인드 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민간기업 확산은 더딘 상황이다.

28일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지난달(11월6~20일) 506개 민간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신지와 가족관계, 외모 등의 인적사항을 뺀 입사지원서를 적용한 기업은 전체의 11.3%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00인 이상 대기업은 13.6%로 적용 비율이 그나마 가장 높았고, 300~999인 이하 기업이 4.2%, 50~299인 이하 기업 12.8%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운수ㆍ물류업이 62.2%로 가장 높았으며, 건설업과 숙박ㆍ음식업은 0%였다.

친인척 인사의 입김 탓에 부정합격 논란 여지가 큰 ‘가족관계’의 경우 기업 중 41.9%가 요구했다. 지난해(78.8%)보다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지원자의 가족 배경을 보는 것이다. 특기ㆍ취미를 요구하는 비율은 31.3%에서 7.1%로 줄었고, 병역사항을 요구한 곳은 지난해 86.7%에서 올해는 68.4%로 줄었다.

하지만 생년월일 기재를 요구한 기업이 올해 99.6%(2016년 95.0%), 학력사항은 86.9%(94.0%)에 이르는 등 나이와 학벌을 가리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또 사진을 요구한 기업은 77.3%나 됐는데 특히 1,000인 이상 기업이 92.1%로 가장 높았다. 키ㆍ몸무게(3.3%)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주소(2.0%) 등을 요구하는 기업도 더러 있었다.

면접과정에서 ‘블라인드’를 적용하는 곳도 소수였다. 인적사항 등 개인 신상정보를 사전에 면접위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는 기업은 35.2%뿐이었다.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의 면접관은 선입견을 갖고 면접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블라인드 면접방식 안내 등 면접관 교육을 실시하는 기업은 25.5%에 그쳤다.

지원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 불합격 여부와 사유를 함께 통보하는 기업은 10.3%에 불과했으며, 33.2%는 아예 불합격 여부조차 통보하지 않았다. 이외 채용 공고에 직무와 관련된 설명자료를 함께 공고하는 곳은 41.1%에 그쳤다. 김덕호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블라인드 채용을 독려하기 위해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컨설팅 지원을 늘리는 한편 채용 투명성을 높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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