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후보 경선 컷오프 비전대회
태극기 부대 행사장 점령하기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1차 컷오프 통과자를 가리기 위해 17일 열린 후보자 비전대회에선 비전은 안 보이고 색깔론만 난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태극기 부대가 행사장을 점령했고, ‘삼성동 친박계’징계를 언급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비전대회는 전날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조경태ㆍ원유철 의원ㆍ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ㆍ김진태 의원ㆍ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ㆍ김관용 경북지사ㆍ안상수 의원ㆍ이인제 전 최고위원ㆍ홍준표 경남지사 후보 순서로 진행됐다.
‘태극기 부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진태 의원은 “이번에 또 정권을 빼앗기면 태극기는커녕 노란색 리본을 단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며 태극기 부대의 함성을 유도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노란색 리본은 세월호 참사 추모의 상징인 노란 리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좌파에게 정권을 또다시 내주면 오늘처럼 애국가를 불러보지도 못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도 있다”며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지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논객인 김진 전 논설위원도 색깔론에 가세했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최대 공신은 김대중, 김영삼이 아니고 박정희”라며 “박정희는 대한민국 5000년 역사가 배출한 가장 뜨거운 개혁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선은 김일성을 경제적으로 꺾은 박정희와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적대세력에게 4억5,000만 달러를 준 김대중과의 싸움이자 북한과 굴욕적 회담을 한 노무현과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세계적으로 좌파는 다 몰락했는데 대한민국만 반대로 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노무현 2기인데 노무현 2기가 탄생하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유철 의원도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야권 대선주자들은 국가 안보가 무너지든 말든 경제가 어려워지든 말든 촛불 민심과 특검을 악용해 국가 위기를 정권획득의 기회로 삼은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장은 태극기 부대가 절반가량을 채웠으며 김 의원이 입장하자 팸플릿과 태극기를 흔들며 “김진태”를 연호했다. 반면 인 위원장이 연단에 오를 때는 일제히 야유와 고성을 쏟아냈다. 이들은 대구 서문시장을 대선 출정식 장소로 정한 것을 놓고 김 의원과 설전을 벌인 홍 지사에게도 야유를 보내 장내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
비전대회 직후 9명의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에 들어간 한국당은 18일 1차 컷오프 통과자 6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