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日롯데 유보금으로 메우려
신 총괄회장·신 前부회장 몰아내고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가지려는 것"
롯데가 경영권 분쟁의 본질이 엄청난 규모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 실패를 덮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는 민유성(사진)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6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국 사업 실패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분노를 사서 밀려날 위기에 놓이자 거꾸로 아버지와 형을 몰아내고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관련 소송과 롯데그룹의 경영 감시를 위해 최근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을 맡고 있다.
민 고문은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 사업을 벌였다가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일본 롯데의 유보금으로 메꾸기 위해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모두 가지려 한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 시각”이라며 “신 전 부회장은 이를 원래대로 돌려놓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즉 신 총괄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고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일본 사업을, 차남인 신 회장이 한국 사업을 맡는 방식이다. 민 고문은 이를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그룹 후계자로서 전체를 총괄하며 일본에서 한국 롯데에 자금을 지원하고, 차남인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경영하는 것이 신 총괄회장의 생각”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언론에 한일 롯데그룹의 분리는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뜻”이라고 해석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신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일본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무효소송, 국내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자신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하며 경영권 분쟁이 터진 지 2개월 만에 반격에 나섰다. 민 고문은 “신 전 부회장이 두 달 동안 신 회장의 ‘쿠데타’를 깨트릴 수 있는 준비를 했다”며 “그런 점에서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광윤사 주총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앞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 신 회장의 행동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민 고문은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권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 입장에서 (신 회장이)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계속 민ㆍ형사 소송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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