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흑표)전차의 국산화에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가속성능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군 당국이 요구한 기준치에 불과 0.7초를 맞추지 못해 지난 10년간 1,300억 원을 쏟아 부은 국산 개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우려(☞ 본보 23일자 8면 기사보기)가 커지자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3일 합동참모본부와 방위사업청 간 실무협의를 갖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며 “가속성능 기준을 완화해 K2전차의 국산화를 완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이 요구하고 있는 K2전차의 가속과 관련한 작전요구성능(ROC)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32㎞로 높이는 시간을 8초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험평가에서 8.7초로 나와 성능이 더 향상되거나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군에 납품하기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합참은 시간기준을 당초 8초에서 9~10초 정도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가속성능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육군 교범의 전차 가속성능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범에 따르면 개전 시 적의 포탄을 피하기 위해 전차는 25초안에 100m를 이동해야 한다고 돼 있다. K2전차는 현재 속도로 이미 25초안에 180m 이상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육군의 기준을 충족시키는데 문제가 없다.
합참은 ROC 변경을 논의하는 회의 안건에 K2전차는 줄곧 제외시키는 등 당초 ROC 변경을 완강히 거부해왔다. 하지만 K2전차 개발을 총괄하는 방사청의 강력한 요구와 국산화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자 마지 못해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10월 초 ROC를 변경한 뒤 10월 안에 K2전차의 국산화를 모두 마칠 계획이다. 그간 국산 K2전차의 전력화를 지연시킨 고질적 문제였던 파워팩(엔진+변속기)의 내구성 부분은 이달 초 평가에서 9,600㎞ 기준을 통과해 이미 해결된 상태다. 이어 12월 K2전차 2차 양산분 100대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산화가 지체되는 사이 국산이 아닌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한 1차 양산분 100대가 지난 6월부터 군에 공급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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