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원일 기자

등록 : 2017.09.19 04:40
수정 : 2017.09.19 09:42

“유치원 휴업소동 학부모들 보기 낯뜨거워”

등록 : 2017.09.19 04:40
수정 : 2017.09.19 09:42

초기부터 휴업 반대해 온 위성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장

이익추구 기업형유치원 주장 반대

2010년 한유총서 탈퇴해 설립

휴업 반대하자 찾아와 항의도

“일부 탓 시궁창에 처박힌 기분”

마구잡이 설립인가 정부도 책임

지원 늘리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위성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장. 류효진기자

“매일 아침 유치원 현관에서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오늘 아침은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일부 사람들 때문에 시궁창에 처박힌 기분이에요.”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연) 대표이자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보라유치원 원장인 위성순 회장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벌어진 한유총의 집단 휴업 논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현재 사립유치원은 4,500여개이고 한유총에는 3,500여개가 소속돼 있다. 전사연은 한유총에 중복 가입한 유치원까지 합해 1,200여개 유치원이 소속된 단체다. 전사연은 2010년 정부가 사립유치원 재정지원과 연계해 유치원 평가 사업을 하려 할 때 한유총이 반대 움직임을 보이자, 한유총에서 탈퇴한 유치원들이 주축이 돼서 만들었다. 전사연은 한유총이 집단 휴업을 예고하자 지난 5일 학부모들에게 “전사연 소속 유치원은 유아의 교육권을 침해할 소지가 커 휴업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위 회장은 “통신문 발송 후에 한유총 회원들이 우리 쪽 유치원으로 찾아와 ‘왜 그런 통신문을 보냈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학부모를 벼랑 끝으로 떠 미는 식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말했다.

위 회장이 한유총의 주장에 공감하지 못한 이유는 또 있었다. 한유총의 주장에는 교육보다는 이익추구를 위해 운영되는 임대형, 기업형 유치원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돼 있어서 전체 사립유치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유치원 설립자의 명의만 빌려서 임대료를 주고 대리로 운영하는 임대유치원(최근 신규설립 유치원은 본인소유 확인하도록 개선)이나 10개가 넘는 유치원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소동의 배후에는 재무ㆍ회계 감사를 거부하는 이들 문제의 유치원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위 회장은 이들 유치원에 대한 계도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1980년대부터 유치원 취학률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마구잡이로 설립 인가를 내준 책임도 크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과거 유아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던 상황에서 개인 사유재산으로 유치원을 설립했던 때를 감안해, 사립유치원의 재무ㆍ회계 지도와 컨설팅 같은 시스템을 마련한 후에 점검에 들어가야지 무턱대고 감사만 앞세워 몰아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누리과정 학비 지원 인상이 내년 예산에 포함되지 못한 점과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 요구가 원장 개인의 이익 추구로만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위 회장은 “사립유치원의 지원을 늘리는 것은 결국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드는 길인데 정부의 조처가 없는 게 너무 아쉽다”며 “유아 교육도 공교육으로 가는데 찬성하지만 사립유치원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 만큼 지원을 늘리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위 회장은 “국ㆍ공립유치원 지원비에는 건물 감가상각이나 시설 개ㆍ보수비용도 포함되지만 설립한지 오래된 곳이 많은 사립유치원은 오로지 학부모의 부담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인근에 다른 유치원이 들어오면 기존 사립유치원은 리모델링 비용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라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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