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의심신고가 늘고 있지만, 피해아동 발견율은 여전히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16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신고는 총 2만5,878건으로 이중 1만8,700건이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됐다. 아동학대 신고가 늘면서 최종 판정건은 전년 1만1,715건보다 59.6% 증가했다.
전국 평균 피해아동 발견율도 2.15%로 전년 1.32%보다 0.83% 상승했다. 발견율은 아동인구 1,000명 대비 아동학대로 판단된 피해아동 수를 의미한다. 미국(9.2%ㆍ2015년)이나 호주(8.5%ㆍ2015~2016년 평균)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인데, 우리나라에서 학대 받는 아동이 적은 게 아니라 감춰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의 성별을 보면, 남아(50.2%)와 여아(49.8%)의 비율은 비슷했다.
연령은 만 13~15세(중학생)가 22.5%(4,206명)으로 가장 많고, 만10~12세(초등학교 고학년)이 20.6%(3,854명), 만7~9세(초등학교 저학년) 19.2%(3,595명)순이다. 피해아동의 가족 유형은 친부모 가족이 53.1%(9,931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친부모 학대 가정의 절반 이상(27.7%·5,173건)은 부자가정과 모자가정, 미혼부ㆍ모가정이다.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80.5%(1만5,048건)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친부 44.4%(8,295건), 친모 31.7%(5,923건), 친인척 4.3%(795건), 보육교직원 3.1%(587건), 초ㆍ중ㆍ고교 직원 3.1%(576건) 등이었다. 학대행위자의 직업은 무직이 28.2%(5,275건)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 및 판매직 15.3%(2,853건), 단순노무직 14.2%(2,654건), 전문직 13.4%(2,501건), 기술공·준전문직 7.3%(1,364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행위자의 44.8%(8,372건)는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및 고립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3.7%(695건)는 어릴 적 학대 경험이 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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