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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보낸 蘭 사양한 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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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보낸 蘭 사양한 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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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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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에게 받은 생일 축하 난 화분.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난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거절하는 바람에 이날 오전까지 더불어 공보실에 놓여있다 오후에서야 청와대로 전달됐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에게 받은 생일 축하 난 화분.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난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거절하는 바람에 이날 오전까지 더불어 공보실에 놓여있다 오후에서야 청와대로 전달됐다. 연합뉴스

2일 청와대와 정치권에선 ‘난(蘭)과 화환의 정치’가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64세 생일인 이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낸 축하 난 화분을 받았다. 난이 전달된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박수현 더민주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오전에 청와대 정무수석실로 “지금 축하 난을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세 차례 연락했지만, 매번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날 아침 충남 공주에서 상경해 난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던 박 실장은 중간에 국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에 보내는 외부 선물은 받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지만, ‘속 좁은 불통 정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청와대 입장에서 보면 배신자이자 경제살리기ㆍ노동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김 위원장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낸 제스처로 비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와대가 이날 오후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를 앞두고 오전에 박 대통령 이름의 화환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지난 달 취임 때는 화환이나 난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김 위원장에 대한 박 대통령의 노골적 ‘비토(거부)’ 메시지라는 해석이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보낸 화환이 2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장에 나란히 놓여 있다. 대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보낸 화환이 2일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장에 나란히 놓여 있다. 대전=연합뉴스

청와대가 지난해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내지 않은 일도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당시 청와대의 판단은 유 의원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띄운 ‘진실하지 않은 친박 심판론’이 대구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등 총선 구도가 엉켰다.

이에 오후 들어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난을 받기로 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조차 (김 위원장의 제동으로)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 난을 주고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해 박 대통령이 난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나중에 보고 받고 현 수석을 크게 질책했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와 참모들과의 생일 축하 오찬 등 일정으로 바빴기 때문에 오후 2시쯤에서야 난 관련 논란을 파악하고 난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수현 실장과 김성수 대변인은 난을 들고 청와대를 다시 찾아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 전달된 난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황금강’으로 알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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