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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 late bloomer(대기만성)

입력
2017.01.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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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A Late Bloomer

-Popular Phrases-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기만성이란 말은 희망을 준다. 인생의 성공을 큰 그릇에 비유하는 것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판본마다 용례가 다르다. 백서본에서 대기만성은 ‘큰 그릇은 좀처럼 완성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왕필본은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고 풀이했다. 백서본의 해석이 비관적이고 왕필본의 해석은 낙관적이다. 이것은 노자 특유의 irony 화법에서 연유했다. 절반의 물이 담긴 컵을 이야기할 때도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 ‘The glass is half full’인지 ‘The glass is half empty’인지를 묻는다면 ‘To me, the glass is half full.’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영어에서는 ‘a late bloomer’라고 해야 그 의미가 살아난다. 중국의 고사성어인 대기만성을 그대로 번역하여 ‘A great vessel will be long in completion’이라고 한다면 본뜻이 실감나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A late bloomer’가 대기만성의 사람을 지칭할 때, 과연 몇 살에 성공해야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성공하면 ‘an early bloomer’다. 특히 10대에 두각을 나타낸다면 ‘a heroic teenager’라고 부른다. Facebook 창업자 Mark Zuckerberg는 20세에 창업했고 이제 세계 5위의 부자다. 그는 early bloomer 중에서도 최고의 사례임이 분명하다.

직역 표현도 가능하다. ‘Great talents mature late.’(훌륭한 재능은 늦게 완성된다), ‘Great talents are slow in maturing.’(훌륭한 재능은 천천히 완성된다), ‘Who goes slowly goes far.’(천천히 가는 사람이 멀리 간다) 등이 있다. 혹은 일찍 성공하면 일찍 망한다는 뜻에서 ‘Early ripe, early rotten.’ 혹은 ‘Soon ripe, soon rotten.'처럼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응용 표현 중에는 ‘She reached success late in life’, ‘It takes him time to develop’(그는 발동이 걸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도 있다. 모두 의미는 비슷하지만 전달 효과는 다르다.

KFC 창업자 Harlan David Sanders는 65세에 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전에는 농부, 보험설계사, 증기선 기사로 일했다. 40세에 주유소를 개업한 뒤 고객들을 위한 닭 조리법을 개발했고 뒤늦게 성공했다. 햄버거 체인 Wendy’s 성공 뒤에도 81세의 Clara Peller와 57세의 홍보맨 Dave Thomas가 있었다.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penicillin)은 Alexander Fleming이 47세라는 늦은 나이에 발견했다. Frank McCourt는 뉴욕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에도 참전한 뒤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교사가 됐다. 은퇴한 후 59세에 작가가 되어 Pulitzer상을 탔다. 세계에는 early bloomers보다는 late bloomers 사례가 더 많다. 포기하지 않으면 대기만성 할 수 있다(late bloomer, not a lo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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