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명 ‘쉑쉑버거’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 국내 매장 오픈 전부터 가격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트, 던킨도넛 등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22일 강남에 국내 첫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부터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해외보다 값이 비싸고 양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며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장 전 행사에 갔던 한 네티즌이 직접 구매한 버거 세트와 영수증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나온 것.
사진에 올라간 영수증에 따르면 버거 6,900원 감자튀김 3,900원, 바닐라 쉐이크가 5,900원으로 총 1만6,700원에 이른다. 맥도널드나 롯데리아 등 유명 패스트푸드 버거 프랜차이즈의 대표 버거 세트메뉴 가격이 국내에서 5,000~6,0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3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일부 네티즌은 “원조와 비주얼이 많이 다르다” “역시 한국화돼 빈약하다”면서 해외보다 제품 자체도 부실해 보인다는 의견을 쓰기도 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들은 잇따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해외에서 먹었던 쉐이크쉑의 사진을 올리며 현지 제품의 모양이나 가격이 사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트위터리안 @MellyKMK는 “가격이나 사진이 해외에서 먹었던 것과 같다”고 했고, @plata92_5 도 “코벤트가든에서 먹었던 쉑쉑, 비슷한 것 같은데”라고 썼다.
과연 어느 의견이 맞을까. “쉑쉑버거 한국이 해외보다 비싸고 부실하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사실 쉐이크쉑은 해외에서도 가격대가 높은 버거 브랜드다. 본사 웹사이트(www.shakeshack.com)에 따르면 버거에는 항생제나 호르몬제를 쓰지 않고 기른 앵거스 종 소를 도축한 쇠고기만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회사 측 주장이므로 모두 신뢰할 수는 없지만, 자연 재료를 활용한 고급 버거로 홍보하면서 유명 패스트푸드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책정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매장이 주로 뉴욕시에 몰려 있는 것도 비싼 가격을 감당할 만한 수요층이 존재하는 지역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런던, 도쿄, 두바이 등 비교적 물가가 높은 지역에만 매장을 냈다.
미국 뉴욕시에서 실제로 팔리는 가격은 이렇다. 쉐이크쉑 본사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미국 뉴욕시 매디슨 스퀘어점의 가격표(바로가기)를 보면, 버거(싱글)가 5.29달러, 감자튀김이 2.99달러, 쉐이크가 5.29달러로 총 13.57달러다(세금 제외). 18일 외환시장 마감 기준 원ㆍ달러 환율 1,136.4원으로 환산하면 1만5,420만원으로, 한국의 부가세 제외 가격(1만5,330원)과 비슷하다.
그러나 도쿄점은 버거 680엔, 감자튀김 280엔, 쉐이크 650엔(레귤러 사이즈, 스몰 사이즈는 480엔)으로 1만7,338원 가량이다. 런던 코벤트가든점의 가격은 더욱 비싸다. 버거 5.5파운드, 감자튀김 3파운드, 쉐이크 5.25파운드로, 최근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는데도 2만697원에 이른다.
물론 런던은 다른 제품의 물가도 매우 비싸다. 또 한국 가격이 세계에서 물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뉴욕이나 도쿄와 거의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일단 비싼 햄버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다만 국내 부가가치세(세율 10%)를 뺀 가격을 고려하면 뉴욕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 비교를 떠나 절대적인 가격대는 햄버거로서 높은 가격임에 분명하다. 결국 ‘쉑쉑버거’ 한국 매장의 성공 여부는 국내에 고급 버거 수요층이 얼마나 존재하느냐와 22일 개장 후 실제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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