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6일 인천 서해5도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큰 동요 없이 일상을 유지했다.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는 주민 대피령이나 조업 통제가 없었다. 인천시내와 섬을 오가는 10개 항로 여객선 11척도 정상 운항했다.
박태원(56) 연평면 어촌계장은 “노인 분들이 (북한 핵실험 소식에) 많이 걱정을 하는 모습이지만 비교적 젊은 층들은 큰 동요가 없었다”며 “주민들은 평소처럼 어장에 나가 굴을 채취하고 까는 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면 주민센터 관계자는 “주민들이 뉴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평온하다”며 “조업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문의 전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대 6여단은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없다고 판단, 주민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측도 조업 통제 없이 동향만 지켜봤다. 이날 오전 서해 5도 어장에서 조업에 나선 어선은 백령도 어선 2척뿐이었다. 연평도는 꽃게 조업이 끝나 바다에 나간 어선이 없었다.
경기북부 접경지역도 대체로 차분했다.
작년 8월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서부전선 접경지역의 안보관광지는 모두 정상 운영됐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은 한때 주민들 사이에 우려감이 돌았으나 이동 자제 권고 등 비상 조치는 없었다.
지난해 포격 도발 당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던 연천과 파주 등은 뉴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평소처럼 생활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평상시처럼 평온하다”고 말했다.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와 도라산전망대∼제3땅굴∼임진각을 잇는 안보관광 투어 코스도 정상 운영돼 이날 오전에만 관광객 700여명이 방문했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는 오전부터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정상적으로 출경했다.
강원 접경지 주민들은 지난해 8월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겼던 ‘학습효과’ 때문인지 체감하는 안보 위협이 크지 않았다.
중부전선 최전방인 철원군 대마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미주(38ㆍ여)씨는 “남북이 포격전 일보 직전까지 가 대피를 반복했던 지난 여름보다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주민 대부분이 큰 동요 없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성 DMZ(비무장지대)박물관과 통일전망대 등은 평소처럼 운영됐고 민통선 내 영농지 출입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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