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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기자

등록 : 2018.04.25 18:26
수정 : 2018.04.25 18:43

이헌수 “1억 돈가방, 최경환 집무실에 두고 왔다”

등록 : 2018.04.25 18:26
수정 : 2018.04.25 18:43

국정원 특활비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집무실에서 특수활동비 1억원이 든 돈가방을 두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의연) 심리로 열린 최 전 부총리 공판에서, 이 전 실장은 “최 전 부총리 덕분에 (예산이) 잘 해결 됐으니 부총리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고 직접 돈가방을 전달했다”라고 진술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당시 최 전 부총리에게 돈을 건넨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병기 원장의 지시를 받고 특활비 1억원을 꺼낸 뒤 일주일 후인 2014년 10월23일 오후 3시쯤 보좌관, 운전기사와 함께 검정색 관용차를 타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향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청사에 들어가니 건물 앞에 여직원이 마중 나와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실장은 “돈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려 여직원의 안내에 따라 혼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앞서 검찰 조사에선 “보좌관과 함께 집무실까지 올라갔다”고 했었으나 “(차에서 기다렸다는) 보좌관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해보니 혼자 올라갔다”고 이날 진술을 바로잡았다. 돈을 넣은 가방은 국정원에서 특활비를 꺼낼 때 주로 쓰는 것이라 설명했고, 통상 갈색 또는 청색이나 색깔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접견실로 갔고, 들어가니 원형 테이블이 있어 귀빈석 옆자리에 앉았다”라며 “좀 기다리니 최 전 부총리가 들어와 인사를 했고, 잠시 다른 얘기를 나누다 ‘이병기 원장이 보내서 왔다’라고 말하며 가방을 그의 왼편에 놓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약 5분 정도 머물다 나왔고, 나올 때 최 전 부총리가 ‘이 전 원장에게 고맙다고 인사 전해달라’라는 인사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접견실 밖으로 나오진 않았다. 이 전 기조실장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 하는데 남자 직원이 쫓아와 ‘왜 가방 안 가져 가느냐’고 해서 “거기 두고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이 같은 이 전 기조실장의 진술을 보다 정확히 하기 위해 최 전 부총리가 재임시절 썼던 접견실 원형테이블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돈을 받은 사실을 줄곧 부인해 온 최 전 부총리 측은 이에 대해 “이헌수가 배달사고(돈을 최종 목적지에 전달하지 않고 중간에서 빼돌림)를 낸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 수사단계에서 진행된 이 전 국정원장, 최 전 부총리, 이 전 기조실장 간 대질신문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검사에 따르면, 당시 세 사람의 진술이 엇갈려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최 전 부총리가 이 전 국정원장에게 계속 언성을 높이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당시 대질신문은 결국 조서도 작성하지 못한 채 끝났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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