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전 열렸던 대전월드컵경기장이 모처럼 3만8,680명 구름관중의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다. 2005년 중국전 이후 10년만에 ‘안방 A매치’를 관전하게 된 반가움은 그만큼 컸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은 승전고를 울리지는 못했다.
한국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벡 대표팀 감독은 21년 만에 한국을 넘겠다고 다짐했지만 지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선제골은 구자철(26ㆍ마인츠)의 몫이었다. 전반 14분 손흥민(23ㆍ레버쿠젠)의 코너킥을 구자철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구자철은 이로써 8개월만에 A매치 득점포를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 이후 맛보는 A매치 골이다.
경기 하루 전 인터뷰에서 “몸이 많이 좋아졌다. 내일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자기 암시를 했던 구자철은 지난 15일 소속팀에서 터뜨린 부활 골 이후 국내팬들 앞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은 16분 뒤 동점골을 허용했다. 기성용(26ㆍ스완지 시티)이 교체 투입되기도 전에 10명이 뛰던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게 만회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에는 양팀 선수들이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면서 좀처럼 추가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후반 27분 구자철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슈틸리케호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다시 한번 2018 러시아월드컵 지역예선을 향한 담금질을 한다.
한편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광종(51) 인천아시안게임 전 대표팀 감독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를 가졌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이 전 감독의 얼굴과 ‘come back to us(우리에게 돌아와 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관중들과 함께 이 전 감독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대전=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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