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발 지카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올해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개최에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인의 축제가 돼야 할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를 전세계로 전파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자케스 바기네르 브라질 수석장관은 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임신부에게 8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방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바기네르 장관은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은 임신부에게 심각하다”며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방문을 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날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한 직후 나왔다고 AFP는 전했다.
다만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 개최로 인한 지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임신부를 제외하고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운동선수와 관중에게 지카바이러스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브라질 올림픽위원회 마리우 안드라지 대변인도 “올림픽이 열리는 8월은 겨울철이어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활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 26개 주 중 21개 주에 확산돼 사실상 브라질 전역에 유행하는 상태다. 때문에 올해 8월5일부터 21일까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이 전세계에서 모여든 수백만 인파를 지카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BC방송은 “브라질 정부는 WHO의 비상사태 선포로 하계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올림픽을 보이콧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당장 아르헨티나 축구팀이 세계적 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올림픽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은 2일 잇단 경기 일정을 이유로 “월드컵 예선을 위해 메시를 아껴놓겠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와 연관성 속에서 해석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앞서 브라질 현지 적응을 위해 선수단을 파견했던 국가들도 속속 선수단을 철수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3억 달러(약 3,597억원)를 투입해 대대적인 방역 작업에 나선 상태다. 또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채혈을 금지하고 각 지역 감염자 발생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법원 영장 없이도 방역요원들이 민간 시설에 들어가 모기 서식환경을 조사하고 박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 특별조치도 발표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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