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날 대선 첫발
자유한국당이 31일 19대 대통령 후보로 홍준표 경남지사를 확정했다. 광역단체장 신분을 유지한 채 정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첫 사례다. 한국당은 전신인 새누리당을 재창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날 대선레이스의 첫발을 떼게 됐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책임당원 현장투표(26일)와 6,000명 대상의 국민여론조사(29∼30일) 결과를 50 대 50 비율로 합산한 결과, 54.15%(당원투표 61.60%ㆍ여론조사 46.70%)의 득표율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2위는 김진태 의원(19.30%), 3위는 이인제 전 의원(14.85%), 4위는 김관용 경북지사(11.70%)였다.
홍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보수ㆍ우파의 대통합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거론하며 “우리가 기대고 의지했던 담벼락이 무너졌지만 한탄만 할 시간이 없다. 모든 힘을 다해 5월 9일 우파정부를 수립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을 향해서도 “문을 열어놓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재결합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 박 전 대통령을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주장을 펴 당 핵심 지지층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오늘 박 전 대통령께서 파면, 구속됐는데 어떻게 보면 이중처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도 했다.
홍 후보는 “내 인생의 멘토는 이순신도, 세종대왕도, 김구도 아닌 내 (작고하신) 엄마”라며 “무학이지만 자식, 남편 사랑하고 헌신적으로 산 엄마처럼 착한 사람들이 잘 살게 하는 게 내 마지막 꿈”이라고 강조했다.
정당의 가장 큰 축제여야 할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한국당은 이날 그간 전당대회장에서 해왔던 대의원 투표도 생략하고 사전투표로 갈음했다. 이 때문에 경선 후보들의 정견발표도 없이 간단한 대담만 진행했다. 이어 개표 결과 발표, 후보의 수락연설 등으로 간소하게 치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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