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한 길 잘 판단해야" 서청원, 사실상 사퇴 촉구
청 임명동의안 제출 또 연기 문 "사퇴 생각 현재까지 없어"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 좌장이자 유력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이 17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문 후보자가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았다. 여권 핵심부의 기류변화 속에 이날로 예정됐던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서 국회 제출이 연기돼 문 후보자의 사퇴는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이날 자진사퇴를 강하게 거부하면서 여야 정치권과 충돌했다.
서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문 후보자가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 잘 판단해야 된다”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청문 절차를 거친 뒤에 국민과 그리고 의회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최근 문 후보자의 지명 이후 언행을 하나하나 보고 국민여론을 많이 경청한 결과, 지금은 문 후보자 스스로 언행에 대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심각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언행과 해명에 대해 스스로 성찰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만 했다.
정치권에서는 서 의원의 사퇴 촉구가 청와대와 교감 속에 불거졌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서 의원 측은 “그간 해명 과정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고, 불교계를 비롯한 국민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예정된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도 무산됐다. 지난 13일에 제출하기로 했던 계획을 16일로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 측은 임명동의안 제출 지연에 대해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현지 일정과 시차 등으로 임명동의안 관련한 보고를 받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임명동의안에 대한 재가를 받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과 해명에 대한 여론 추이가 심상치 않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자신사퇴 목소리가 속출하면서 청와대 역시 시간을 벌면서 낙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후보자는 그러나 이날 퇴근길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럴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문회에 가서 국민에게 또, 국회의원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 드려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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