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TK도, 50대 지지율도↓
부정적 평가 이유 1위 '소통 미흡'
집권 2주년 기념행사 없이 지내
與지도부 반성 모드 "새로 시작"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승리 2주년인 19일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떠들썩한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보냈다. 올 한 해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집권 2년차 성적표가 초라한 데다, 최근 청와대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까지 겹치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 40% 이하로 급락한 현실이 반영된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평소 일정을 소화했다. 낮에는 여성기업인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포상한 뒤 오찬을 함께 했고, 이어 국민이 직접 추천한 ‘생활 속 숨은 공로자’ 36명과 환담했다. 방한 중인 마이클 혼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과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제인 하먼 소장도 접견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대선 승리 기념 행사는 없었다. 1년 전 같은 날 새누리당 당직자, 지도부와 각각 오찬과 만찬을 함께 하는 등 들뜬 자축 분위기였다면 2주년 기념일은 조용하게 넘어갔다. 2주년 관련 논평도 없었다. 청와대 구내식당 점심 무료 제공 정도가 특별한 이벤트로 꼽힐 정도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반성 모드였다. 당은 이날 별도의 기념행사를 갖지 않는 대신 ‘전당원 봉사의 날’로 지정했다. 김무성 대표는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 독거노인과 무의탁노인을 위한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새누리당 정권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하느라고 했는데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2년 동안 국민이 준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반성부터 하며 3년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자숙 분위기는 철옹성 같았던 박 대통령 지지율 급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 조사(16~18일 1,006명 대상 전화조사.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취임 후 최저치인 37%에 그쳤다. 지난주 대비 4%포인트나 떨어졌고 부정적 평가는 52%에 이르렀다. 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도가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텃밭인 대구 경북에서도 지지율이 46%에 그쳤고, 50대 지지율도 53%에 머물렀다. 황인상 P&C정치컨설팅 대표는 “박 대통령의 인기 비결 중 하나가 정권의 안정성이다. 정권 내부적 공고함이 안정감을 주면서 보수 지지층을 유지했다”며 “하지만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안정성에 균열이 일면서 실망한 지지층이 빠져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번 문건 파동 대처 과정에서도 똑같은 실책을 되풀이했다는 평가가 많다. 소통 부재,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이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갤럽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21%)가 ‘소통 미흡’을 꼽았다. 책임 회피형 리더십과 정권의 국정운영 능력 자체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선 국정 운영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의 약속,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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