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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난민 지난해 5950만명… 3년새 40%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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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난민 지난해 5950만명… 3년새 40% 폭증

입력
2015.09.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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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내전 잦아, 난민 370만·강제이주 1140만 발생

아프간, 30년간 최대 난민 양산… 시리아·이라크는 최근 사태의 주범

베네수엘라 국경지대 이민자 추방, 때 아닌 콜롬비아行 난민 행렬

지난 24일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국경인 시드의 무인지대에서 국경을 넘으려다 크로아티아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는 한 난민 남성이 부상당한 아이를 안고 비를 피하고 있다.시드=AP 연합뉴스
지난 24일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국경인 시드의 무인지대에서 국경을 넘으려다 크로아티아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는 한 난민 남성이 부상당한 아이를 안고 비를 피하고 있다.시드=AP 연합뉴스

지구촌이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고향을 탈출해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웬만한 나라의 인구에 맞먹는 5,950만명의 난민이 지중해에서 태국 안다만해에 이르기까지 망망대해로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수천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목적지에 도달한 자들의 삶도 비극이다. 자신들을 반기지 않는 나라들을 전전하며 목숨을 구걸해야 한다. 운이 좋아 터전을 잡더라도 밑바닥부터 새로운 삶을 힘겹게 일궈 나가야 한다.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도 문제는 간단치 않다. 자국 내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인도주의만을 내세워 무턱대고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일부 국가에서는 종교ㆍ민족적 갈등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 세계 연례 난민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난민 수는 매년 3,800만명 안팎이었으나 지난 2011년 4,250만명으로 4,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불과 3년 만에 40%가 증가한 5,950만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난민 수가 급증한 것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내전이 발발하고 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라하 사막 이남 지역 역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남수단,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콩고 등에서 잇따라 분쟁이 발생하면서 중동 못지 않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현재 파악되는 난민만 370만명에 달하며 국내 강제이주민은 무려 1,140만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5년 연속 난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난민들은 다른 어느 지역 난민들 보다 새 삶을 찾기 위해 힘겨운 행보를 하고 있다. 천연 장애물인 사하라 사막과 지중해를 잇따라 건너야 비로소 유럽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을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 수(1996년~2014년)는 최소 1,079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남수단은 2013년 12월 수단ㆍ남수단의 독립투쟁을 이끈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딩카족) 대통령과 리에크 마차르(누에르족) 부통령 간 정치ㆍ민족적 갈등이 불거지면서 내전이 본격화 됐다. 또 유나이티, 어퍼나일 등 주요 유전 지역을 놓고 군사 교전이 벌어지고 있어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 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30년간 최대 난민 양산 국가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아프간 내전은 뿌리깊다.

1979년 당시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주의 정부, 그리고 이에 저항하면서 미국과 사우디 등 서방의 지원을 받는 반군 무자헤딘이 서로 충돌하면서 아프간의 비극이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일진일퇴의 격전을 거듭했고 아프간은 점점 병들어 갔다. 1996년 2차 아프간 내전에서 승리한 탈레반 정권은 폭압정치를 통해 아프간을 통치했다. 또 탈레반에 저항하는 무자헤딘 등과 3차 아프간 내전을 치르면서 수백만명이 사망했다.

특히 2001년 알 카에다는 9ㆍ11 테러를 저질렀고 이에 미국이 전쟁을 선포하면서 또 다시 10년에 걸친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12월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은 끝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30년이 넘도록 이어진 전쟁 후유증으로 인해 난민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ㆍ이라크

시리아와 이라크는 현재 난민 문제의 핵심 국가다. 이라크의 경우 이란-이라크 전쟁(1980년), 이라크 전쟁(2003년) 등 대형 전쟁들과 이웃 중동 국가들간 잦은 전쟁으로 인해 난민 유출입 현황이 심각한 상태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발로 전 세계 난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할 정도로 난민 양산의 본거지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본보 9월14일자 17면).

특히 이 지역은 이슬람 수니파 과격 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종교를 기반으로 한 무장 세력들이 국가와 국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돌파구 찾기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콜롬비아 국경

성격과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남미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국경 지대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때아닌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베네수엘라로 무단 이주해 베네수엘라-콜롬비아 접경지역에서 무허가 가옥을 짓고 살던 이들은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가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펼치자 쫓겨나게 된 것이다. 난민들은 어깨에 살림을 짊어지고 아이들의 손을 잡은 채 국경을 건너 콜롬비아 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두 국가간 갈등은 지난달 말 서부 국경 지역을 순찰하던 베네수엘라 군 간부가 밀매업자들에게 매복 공격을 받으면서 표면화됐다. 베네수엘라는 “난민들 중 일부가 베네수엘라 생필품을 콜롬비아로 빼돌린 뒤 이를 다시 베네수엘라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밀매업 조직의 일부”라고 보고 이 일대 국경을 폐쇄하고 난민들을 쫓아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 건너오는 난민(불법 이민자)들은 수십년간 지속되는 콜롬비아 내전 때문”이라며 “밀매업자들이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원하는 콜롬비아 내 군사 조직과 결탁해 베네수엘라 생필품난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그러나 “사람들이 사는 집을 기습해 무력으로 쫓아내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며 양국 관계가 험악해졌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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