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담당교사 등 증언 확보 나서
체육 특기생 지도교사 교체 확인
서울시교육청이 최순실(60)씨 딸 정유라씨(20)가 졸업한 고등학교에 대해 정식 감사에 착수했다. 딸 출결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최씨가 돈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위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졸업 취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시교육청은 정씨가 승마종목 체육특기생으로 2012년 입학해 2015년 졸업한 서울 청담고등학교에 감사인력 3명을 투입해 감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씨의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상 출결 관리가 조작됐는지, 최씨가 학교에 찾아와 촌지를 건네고 갔는지 등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씨 딸이 고교 시절 학교를 거의 나오지 않아 특기생을 관리하는 교사가 ‘왜 학교에 안 오느냐’고 혼을 냈고, 최씨가 곧바로 학교에 찾아와 거칠게 항의한 뒤 돈 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정씨를 지도하던 체육교사가 이후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감사 대상은 9월 정년 퇴임한 당시 청담고 교장과 정씨의 1~3학년 담임교사, 체육 특기생 담당교사 등이다. 당시 교감은 작고했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모녀는 현재 접촉이 불가능해 퇴임한 당시 교장을 상대로 협조를 구해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학교에 없는 당시 교직원들은 전화 통화로 증언을 확보하고 문제가 드러날 경우 검찰 고발 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승마협회 등에서 보낸 공문을 제출해 인정 받은 출석일수가 일부 허위나 조작으로 드러나도 정씨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승마협회에서 보낸 정식공문에 따라 학교에서 처리를 한 것이라면 승마협회 차원에서 공문을 허위로 발급했어도 학교 측 과실을 묻기는 어렵다. 정씨는 졸업과 진급을 심사하는 졸업사정위원회를 거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졸업사정위원회에서는 단순히 출석만을 따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씨의 출석 인정 날짜가 일부 조작됐어도 졸업 가능 여부를 가릴 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최광락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정씨의 졸업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이를 소급해 취소한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7일 정씨의 출결 특혜 의혹과 관련해 실시한 현장 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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